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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인산 Oct 16. 2020

생거진천(生居鎭川) 나흘

봄이 기지개를 켜려 하는 삼월이다. 인재개발원이 새로이 터를 잡은 진천에서 뜻하지 않게 나흘을 묵게 되었다. 지방균형발전 시책에 따라 2016.9월 이곳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하여 역량교육과 연구개발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단다.

첫날 교육을 마치고 숙소가 있는 읍내로 돌아와서 저녁을 들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진천은 만뢰산 부소산 서운산 무이산 덕성산 칠현산 매화산 두타산 불당산 덕곡산 몽각산 등 5,6백여 미터의 그다지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산들이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다.

음성군 마이산 망이산성에서 발원해서 이곳 진천에서 백곡천과 초평천을 품어 안는 미호천은 삼십여 리를 더 내달려 세종시에서 금강의 너른 품에 안겨든다.


넓고 평탄한 지형에 세 개의 큰 하천이 군내 벌판을 풍요로이 적시며 가로질러 흐르니 가히 큰 도시로 발전할만한 조건을 두루 갖춘 듯 보인다.

백곡천 위로 놓인 진천교를 지날 때 어둠이 내렸다. 먹구름과 검게 침잠한 산맥 사이 틈새로 하늘이 황홀한 노을을 품었다. 구십 년 전통 덕산 막걸리 한 사발에 취기 오른 낯선 객에게 '생거진천(生居鎭川)' 내력이라도 풀어놓으려는 듯...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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