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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1990

by 꿈꾸는 시시포스

[바 다 1990]


원시(原始)의 숨결로

호호(浩浩)한 너의

품속에서 잉태된 태양이

붉게 울음을 터뜨릴 때


아득히 멀리

수평선 위로 고깃배는 지나고

분주히 비상(飛翔)하는 백구(白鷗)들


어둠이 고즈넉이

네 이마에 입맞춤하고

붉은 노을이 길게 드리우면


세상이 다 지쳐 드러누워도

너야 가슴 풍만한 어머니

애써 잊을 시름도 없는

무념(無念)의 조수(潮水)


백사장 가득 메웠던

우수(憂愁)의 족적(足跡)들은

멀리 파도에 실어가고


돌아오는 물결은

하염없이 내 발등에서

하얀 포말(泡沫)만을 부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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