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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인산 Aug 24. 2020

반구대 암각화, 고래를 찾아서

@사진: 반구대 암각화 3D 스캔 이미지


부산을 출발해서 워크숍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며 삼척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그 중간에 잠시 바람을 쏘이고 화장실에도 다녀올 겸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언양 휴게소에 들렀다.


산뜻한 휴게소 건물의 담벼락에 음각된 각종 고래 문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995년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 등장하는 여러 종류의 고래들을 크게 확대해서 음각해 놓은 그림이다. 실제의 암각화는 이 휴게소에서 3km여 남짓 거리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대곡천 중류 암벽에 새겨져 있다.


포은 정몽주가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라 조선 선비들의 성지순례 코스로도 유명했다는 반구대(盤龜臺), 1971년 동국대 탐사팀이 암각화를 발견하면서 반구대보다 암각화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암각화에는 고래를 비롯 호랑이 사슴 산양 멧돼지 늑대 등 동물 22종 등 총 353점의 그림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북방 긴 수염고래, 귀신고래, 혹등고래, 향고래, 범고래, 들쇠고래, 상괭이 등 사실적 입체 기법으로 묘사된 7종 75점에 달하는 고래 그림이 압권이라고 한다.

반구대 암각화 일부 사진(좌)과 3D스캔 이미지(우)

이 암각화는 노르웨이 알타 암각화 고래 그림을 그린 사미족이 고래잡이의 시원이라는 기존 학설을 뒤엎고 '인류 최초의 고래사냥 기록화'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국보를 넘어 선사시대 인류의 삶을 생생히 기록한 세계인 모두의 소중한 유적이 아닐 수 없다.

"반구대 암각화에 나타난 선사인들의 놀라운 창의성과 삶의 다양성, 응집성 등은 세계 어떤 암각화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이다. 또한 이 암각화는 긴 시간 시대적 조형의식을 반영하는 연대기적 유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이하우 울산대 교수-

"한국의 삼성 브랜드와도 맞먹는 가치가 있다."
-니콜라이 보코벤코, 러시아 암각화 학자-
<2018.1.9일 자 부산일보 4면 인용>


국제포경위원회(IWC; 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는 고래 자원연구와 보호조치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 포경 규제협약에 따라 1948년 설립된 89개 회원국을 가진 범정부 간 국제기구다.

일본은 2017년 9월 브라질에서 열린 제67차 IWC에서 '상업 포경 허용' 요청이 부결되자 그해 12.26일 동 위원회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와 그리스 등 29여 개 나라는 이보다 먼저 탈퇴했었더란다.

'고래축제'에서의 고래 학살, 북대서양 덴마크령 Faroe 군도

일본의 1960년대 연간 고래고기 소비량은 23만 톤에 달했는데 고래잡이의 잔혹성, 국제사회의 비판과 포경 제한 등으로 소비가 줄었지만 아직도 연간 5천 톤 가량을 유통하고 있다고 한다.

IWC는 상업 포경 금지 후 2013년까지 일본이 과학 연구 목적으로 잡은 고래가 2만 여 마리에 달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도 연구 목적이라는 미명 아래 남극해에서 임신한 고래 122마리를 죽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는 뉴스도 있었다.

우리는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일본의 무자비한 조업으로 결국 멸종에 이른 독도 강치의 슬픈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일본의 상업포경 재개 선언 소식이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껄끄럽고 심기가 불편해지는 이유다.

노래 <고래 사냥> 속 '예쁜 고래'는 정작 고래가 아니라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하나 가득 가슴을 채운 슬픔'을 떨쳐 낼 '꿈과 사랑'이라서 다행이다. 동해 바다에 온갖 종류의 고래들이 '신화처럼 숨을 쉬며' 뛰노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황홀하다. 2018.11. Lao


#반구대 #암각화 #고래 #언양 #포경 #일본

멸종된 독도 강치(위, 조각상)와 일본인 조업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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