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동 이바구길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누가14:11>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 <중략>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행복, 유치환>
어둠이 내리는
초량동 골목 언덕배기엔
가야 할 까닭도 없지만
홀로 한 번 걸어 보고픈 길이 있다.
그 길 끝나는 곳엔
알 수 없는 때부터
알 수 없는 때까지
헤아릴 길 없이 오랜 그리움이 있어
초량 성당 십자가
해 그림자 길게 드리우면
人情에 목마른 사람들이
하나둘 지친 어깨 맞대고 찾아든다.
虛虛로운 언덕 위
가늠할 수 없이 먼 곳
가파른 그 길을 오르면
한결같이 두 팔 벌린 기다림이 있어
- <초량동 골목길> 장인산,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