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지 않는 삶

노년기의 낙상에 대하여

by 라온재

젊을 때는 “넘어졌다”는 말이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뼈가 튼튼하고 근육도 잘 붙어 있으며, 회복력도 빠르다. 잠시의 통증, 며칠의 파스 치료, 그리고 곧바로 일상 복귀. 하지만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이 단순한 행위, ‘넘어짐’은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심각한 사건으로 변한다.


60세를 넘기면서부터, 인체는 점점 연약해진다. 골다공증이 시작되고, 근육량은 줄어든다. 균형 감각도 예전 같지 않다. 이 시기의 낙상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그것은 장기적인 회복이 필요한 외상, 혹은 회복이 불가능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가장 치명적인 결과 중 하나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움직임이 불가능해지고, 침상 생활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전신 근육이 빠르게 소실되고, 폐렴, 욕창, 우울증 같은 2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한 번의 낙상이 독립적인 삶을 마감하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머리, 얼굴, 목 등을 부딪히는 경우에는 뇌진탕, 출혈, 의식 소실 같은 심각한 신경계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콘크리트 바닥, 욕실 타일, 계단 모서리 등은 매우 위험한 환경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낙상을 예방할 수 있을까?


1. 근력과 균형 운동의 습관화

하체 근력과 코어를 단련하는 운동은 낙상 예방의 기본이다. 걷기, 계단 오르기, 스쿼트, 요가, 태극권 같은 운동은 균형 감각을 향상시키고 근육량 유지를 도와준다.


2. 실내 환경 점검

낙상의 절반 이상은 집 안에서 발생한다. 미끄러운 욕실, 턱이 있는 바닥, 어두운 조명, 헐거운 양탄자 등을 정비해야 한다. 손잡이 설치와 미끄럼 방지 매트는 필수다.


3. 시력과 청력 관리

시야가 흐릿하거나 소리를 잘 못 듣는 경우, 주변 위험을 감지하기 어려워진다. 정기적인 검진과 보조 기구 사용이 중요하다.


4. 신발 선택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도 낙상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5. 낙상 직후의 올바른 대처

넘어졌을 때는 무리하게 일어나려 하지 말고, 통증 부위를 확인하며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머리를 부딪혔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하며, 고관절, 무릎, 손목 등에서 움직임에 제한이 생겼다면 반드시 X-ray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낙상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준비해야 한다. 근육을 기르고, 환경을 점검하고, 생활의 리듬을 조율하는 일. 결국 ‘넘어지지 않는 삶’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준비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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