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이 넘어서까지 살면서, 지금처럼 내 몸의 형체에 만족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주 어릴 적에는 몸에 대해 특별한 감각도,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30대, 40대, 50대를 지나오며 몸은 점점 무거워졌다. 몸무게는 늘었고, 뱃살은 늘 거기에, 어깨는 불편해졌다. 나이를 핑계로 조금씩 포기한 것들이 있었다. 운동, 식단, 몸에 대한 자존감 같은 것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거창한 목표도, 누군가를 위한 변화도 아니었다. 그냥 몸이 너무 불편해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었을 뿐이다. 하루 이틀 빠지기도 했지만, 거의 매일 짐에 가는 걸 생활의 루틴으로 만들었다. 죽을 것처럼 심한 운동은 하지 않는다. 그저 땀을 조금 흘릴 정도의 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몸은 정직하게 반응했다. 뱃살이 쫙 빠지더니 식스팩의 윤곽이 살짝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깨의 뻐근함은 사라지고, 팔을 올릴 때마다 거슬리던 통증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근육이 눈에 띄게 늘어난 건 아니지만, 몸이 가벼워졌다. 아주 가볍고, 편안하고, 튼튼하게 느껴졌다. 아무 데도 아프지 않고, 숨을 쉬는 것조차 맑게 느껴졌다.
매일 짐에 가는 것이 때로는 귀찮을 때도 있다. 하지만 가볍게 관절을 풀고, ROM 운동을 하고, 명상을 하는 그 시간은 나를 다시 중심으로 데려다 놓는다. 오늘도 내가 나를 돌보았다는 기쁨, 샤워를 하고 나오는 그 상쾌함, 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가벼운 발걸음은 그 어떤 성취보다도 나를 만족시킨다.
거울 앞에 선다. 이젠 낯설지 않다. 60이 넘었지만 내 몸이 마음에 든다. 날렵한 허리와 분명한 배의 근육들 가벼운 어께,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몸을 가볍게 하고, 마음을 정갈하게 다듬는 일. 그것이야말로 앞으로도 계속해야 할, 나의 중요한 삶의 방식이라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