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는 말 없이 일만 하는 아버지와 여름내내 같이 지내게 된다. 집안의 책도 모두 다 읽었고 텔레비젼 보기도 싫증이 나버린 루크는 잡지를 뒤적이며 호수 사진들을 찾아 오려 방 안 벽에 붙이기 시작한다.
어느 날 루크의 아빠는 루크가 벽에 붙여 놓은 이 사진들을 보다가 오래 전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잃어버린 호수'로 떠났던 하이킹과 캠핑을 떠올리게 된다. 루크와 아빠는 새 하이킹 부츠를 신고 '잃어버린 호수'를 향해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어렵사리 호수에 도착해 보니 그 곳은 더이상 '잃어버린 호수'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가득한 관광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관광객으로 가득차 버린 그 곳을 떠나 둘은 다시 또 산으로 산으로 들어간다.
마침내 그들만의 비밀스런 공간이 될 '잃어버린 호수'를 찾아낸 아빠와 루크, 텐트를 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더 알게 된다. 그들이 다시 찾은 '잃어버린 호수' 는 깊은 숲 속 실제 호수이기도 하지만, 잊고 있던 둘 사이의 대화와 공감의 시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앨런 세이의 맑은 수채화 그림을 보며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루크와 아빠가 숲속으로 걸어가는 과정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절로 우리도 깊고 깊은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텐트 속의 하룻밤
온가족이 함께 하는 텐트 속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많은 값진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주말이나 휴일 한번쯤 날을 잡아 캠핑을 해 보자. 요즘은 도시 근교에도 가볍게 머물만한 캠핑 공간들을 마련해 두어 몸만 가도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캠핑도 좋지만, 그냥 집안에서 캠핑을 흉내내 보는 일도 좋다. 마당이 없는 집이라면 거실 바닥이라도 좋다. 텐트를 치는 과정에 아이들도 동참하게 하면 더 좋다.
'텐트 치는 방법'이 적힌 안내문을 함께 읽으며 하나하나 과정을 따라 해 본다. 문자 인식이 가능한 아이는 직접 읽으며 순서대로 따라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어린 아이는 어른이 읽어 주고 하나 하나 함께 과정을 따라가 본다. 완성된 텐트를 보며 아이들이 느끼게 될 성취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텐트 안에 손전등도 켜고 음악도 나즈막히 틀어 놓은 후, 옛날 이야기도 나누고, 끝말 잇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간단한 게임도 하고, 책 읽기도 해 보자. 진짜 캠핑이라도 온 것처럼 사진도 찍는다. 텐트가 마땅치 않다면 커다란 모기장 안이라도 좋다.
텐트 안에서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와 소중한 추억을 가져다 준다. 그것이 꼭 깊고 깊은 인적 드문 숲속 호수가 아니라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