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by lapin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5년 일본에서 제작된 리틀 포레스트를 봤다

깔끔하면서도 소소한 느낌의 영화였고

무엇보다 계절마다의 음식들이 정갈하게 표현된 것이 아주 좋은 영화였다

그런 영화가 한국에서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컸었다

과연 일본의 리틀 포레스트와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는 어떻게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는 집중을 잘한 영화이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의 단점이라고 느끼는 점을 한국판에서는 느끼지 못했다

한국판과 일본판의 영화에서 음식의 의미는 서로 다르다고도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주인공이 엄마의 레시피로 음식을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레시피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판은 사계절을 2편의 영화에 나눠 담았다

사계절을 전부 영화에서 보는데 4시간 정도가 걸리기도 하고 배경이 되는 코모리의 자연경관을 표현한 장면도 많다 보니 영화 전체가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2편의 영화에 나누고 거기에서도 계절마다 챕터를 나눠 놓음으로써 영화 전체가 늘어지는 것을 상쇄시키고 영화가 말하고 싶은 주제도 형식이 뒤 받침 하게 하여 더욱 말하기 좋게 하였다

일본판의 주제는 크게 보면 인생이라는 주제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긴 시간에 대한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이 영화는 질감보다 양감이 더 중요해 보인다

길고 긴 인생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그 길고 긴 인생에서 음식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것이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듯하다


한국판은 2시간 안에 사계절이 모두 들어가 있으며 총 6번의 계절을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일본판보다는 호흡이 빠른 편이지만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빠르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과연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할까

한국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휴식이라고 생각이 든다

인생을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가끔 천천히 휴식을 취하는 것

그런 휴식을 이 영화는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국판은 일본판과 반대로 양감보다 질감이 중요해 보인다

인생 전체를 보기보다 힘들 때 잠시 쉬는 휴식에 대해 더욱 집중하기 때문이다

왜 영화는 인생 전체가 아니라 휴식에 집중하는가

그 대답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영화의 배경에서 주인공인 혜원은 임용고시에 불합격하고 고향에 온다

고향 친구인 재하의 경우도 다른 지방에서 공부하고 취직하다가 고향으로 와서 농사를 짓는다

그렇게 지금 청춘들은 사회에서 힙겹게 살아간다는 것에서 이 영화는 조그마한 위로라도 건네고 싶어 한다

시간을 많이 들어서 만든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 말처럼

우리 인생도 조급하고 초조하게 느껴지지만 조금 쉬면서 조금 돌아가고 조금 천천히 가도 그것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엄마가 주인공인 혜원에게 레시피를 알려준 것은 그런 돌아갈 휴식처를 알려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휴식이야 말로 다시 인생을 살아갈 그리고 다시 갈수있는 힘을 얻는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