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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낯선 순간을 마주했을 때

Anhedonia, depression toward tenderness

by La plage
2025년 10월의 어느날. 문득 올려다본 하늘. 필자 촬영.



그저 답답한 속을 리프레시하고 싶어 산책 삼아 나갔던 밤의 외출은 낮과 다르게 제법 서늘해져 있더라. 아직 낮에는 가을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렇기 밤에는 완연한 가을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구나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을은 언제나 삭막하고 쓸쓸하기만 해. 나에게 박혀있는 가을의 이미지 때문일까. 가을이 몸에서 체감된다는 사실에 그저 씁쓸하기만 해서 오히려 조금은 울컥했던 것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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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하늘을 봤는데 아직 보름달 시기는 아니라 보름달은 아니었겠지만, 보름달처럼 보이는 빛나는 달과 주변의 안개 같은 구름들이 보이더라.


그걸 보고 순간 드는 생각은 “그림 같다, 내가 이걸 보려고 살고 있구나?”였어.


그리고 나는 그 생각이 스치듯 지나가고 나서 어리둥절해했어. 그런 생각을 한 내 모습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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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낯설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

아마 하늘을 잘 보지도, 하늘을 보아도, 그런 생각을 품어본 적이 없었어서 스스로가 이질감을 느꼈던 것은 아닌가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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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즘 아주 드물게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는 해. 내가 나에게 보내는 긍정적인 신호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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