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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 Jan 03. 2021

초등학생 공부 잘하는 방법

이렇게만 하면 됩니다!!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직업을 밝히지 않는다.


자주 가는 미용실이나 네일숍, 보세 옷가게 등에서 '언니, 직장 다니는구나. 무슨 일하세요?' 하는 질문에 '그냥... 회사 다녀요.'하고 대답한다.


보통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우리 애가 0학년인데 어떻게 공부해야 해요?', '우리 애가 학원을 몇 개 보내도 공부를 못해요.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까요?'같은 공부를 잘하는 방법이다.




엄마의 병원에서, 여행에서, 지역모임에서, 옷을 사러 간 가게에서 내가 초등학교 교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 대부분 공부방법을 물어본다. 그리고 나의 직업을 알고 물어보면 '나의 공부 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먼저, 아이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하세요.


아이가 책을 좋아해야 10대가 되어도 책을 꾸준히 읽을 수가 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계속 읽어주시고 2, 3학년이 되면 짧은 동화책을 읽어주시는 게 좋아요.


아이가 읽은 책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아이가 읽은 책은 부모님도 함께 읽고 책과 관련하여 대화를 계속 나눠주세요.  부모님과의 책 대화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아이가 소통하고 사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고 부모님은 스마트폰을 하시거나 TV를 보고 계시면 안 돼요. 매일 가족이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지고 부모님이 항상 집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책을 좋아하고 읽을 수 있게 하시는 게 중요해요.


책을 통해 글 속에서 단어, 문장, 문맥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긴 글을 한 두 호흡에 읽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어요. 국어뿐 아니라 수학, 과학, 사회, 영어까지 도움되는 굉장히 중요한 학습기초입니다.


긴 글을 읽고, 두꺼운 책 한 권을 읽어내는 것은 스스로를 조절하고 꾸준히 끈기 있게 학습할 수 있는 기초가 됩니다.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으며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어요.



교과학습과 관련해서는 매일 복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집를 풀지 않아도 됩니다. 수학, 과학, 사회, 영어시간에 어떤 내용이었는지 아이에게 물어보고 아이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함께 교과서를 살펴봐주세요.


수학은 비슷한 문제들을 좀 더 풀어보게 해 주세요. 영어는 학교에서 배운 영어 대화 예문을 이용하여 집에서 자주 대화하여 대화 예문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연습시켜주세요. 초등학교에서는 이 정도로 충분합니다.


제 공부 잘하는 비법입니다.






'에이, 그걸 못하니까 다른 방법을 물어본 건데...'하고 아쉬워하시거나

'아니 그걸 어떻게 해요!!'하고 화내시거나

'이렇게 해주는 학원이 있나요?'하고 학원이나 과외교사를 찾으시거나 한다.


인터넷에서 많이 보이는 '00 먹고 00킬로 빼기', '00만 하면 00킬로 순삭',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운동도 안 했는데 00킬로가 빠졌어요' 하는 다이어트 광고와 같다고 생각한다. 쉽게, 어렵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


의사에게 '어떻게 해야 살이 빠질까요?'라고 물으면

체중과 개인 흥미에 맞는 적절한 운동으로 근육을 늘리고, 식이조절을 통해 소비되는 열량보다 적게 섭취하고, 고른 영양소 섭취와 풍부한 식이섬유 섭취라는 기본을 지켜야 건강하고 유지되는 다이어트가 된다는 기본을 알려주지 않을까?


운동선수에게 '어떻게 해야 이 종목을 잘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어보면

꾸준히 연습하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 연구하고, 성실하게 기본 동작을 정확히 익힌 후 응용동작과 기술 연습을 하되 기본훈련을 매일 해야 한다. 전체 경기 상황을 파악하고 스포츠맨십을 지켜 매너 있는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을까?




공부도 마찬가지로 기본을 튼튼하게 쌓아야 건강한 자기 주도적 학습력이 생긴다.

초등학교에서는 평생 공부할 수 있는 기초를 잘 쌓아야 한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인성교육계획의 가장 첫 번째 근거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아이들이 학교교육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인성'을 꼽았다는 통계표이다. 학교에서 매년 하는 학교교육계획 설문에서도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고, 중요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 '인성'이라고 답한다.


뉴스에서 비상식적인 범죄나 따돌림 등 심각하고 충격적인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에 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이미 하고 있던 내용들을 '인성교육'이라는 카테고리에 골라 정리했다.


경청과 소통, 공감과 배려, 평화와 존중, 협력과 민주시민 등 이런 단어가 학교마다의 학교교육목표이고 초등학교에서는 학년, 학급 목표로 이어진다. 목표를 위해 초등학교에서는 교과를 중심으로 내용과 시간이 배정된다.

교과내용을 지도하는 틈틈이 인성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며 지도하거나 특별히 사안이 발생하거나 따로 교육이 들어가야 할 때는 교과시간 중 몇 시간 빼야 한다. 창의적체험험활동 시간은 학생자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각종 학교 행사나 체험학습 등을 우선으로 시간이 배정되고 학생자치, 동아리, 학교 행사와 체험학습 모두가 인성을 목표로 한 계획이다.


다시 말해 인성교육은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더욱 중요하고 더욱 많이 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하고 더욱 많이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교사가 교과를 재구성하여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교사의 연구시간도 정말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과시간과 교과내용은 줄여주지 않는다.


모두의 마음에 '인성'교육이 중요한 것은 기본이고 상식이니까 누가 물어보면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하는 약속 같은 게 있는 건 아닐까? (내 아이가 일단 공부를 잘하고 나면...)'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공부 잘하는 방법 대신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협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친구들의 말을 잘 듣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는 방법이 있나요?', '학급의 장애아이를 존중하면서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같은 방법을 먼저 물어보고 싶은 사회가 되면 좋겠다.




'감정, 평화, 환경, 민주시민' 내가 중심에 둘 가치이고 모두 인성교육과 연계된 가치이다.

2월이 되고 내가 맡을 학년이 정확해지면 가치를 중심으로 주제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 교과 재구성을 들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우선되는 중요한 과정이 있다.

재구성한 내용에 초등학교 성취목표와 교과서의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시키고 설명하는 과정이다. 학생들 뿐 아니라 학부모님도 걱정과 두려움이 많다. 가르쳐야 하는 내용을 빠트리지 않으니 걱정 마시라고 안심시켜드리지만 학원에서, 문제집에 나오는 문제를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불만은 매번 뒤에서 들려온다.

교사교육과정도 좀 더 지지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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