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를 만났다 -
오늘은 삼성역에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무소속으로 찾아간 콘퍼런스.. 아는 사람도 없고 알은척하는 이도 없었다.
더디게 발전하는 industry 중 하나였는데 AI 등장에서 의연할 수 없었나 보다.
빠르게 변하는 기후만큼 그리고 나의 아이들의 성장만큼 훅!!! 변해있었다.
임상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그로 인해 격세지감을 격하게 느끼며 일치감치 서둘러 나왔다.
그래도 내 인생의 반 이상을 몸 담았던 분야인데 단어들도 생경하고 의미는 생소했다. - 부제가 앞으로 새로운 10년이었다.
한 발만 담근 상태에서 - 현재 컨설턴트 업무를 알음알음하고 있으므로- 그래도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듣고 보고 있다 보니 포름의 연좌로 서 계신 분들이 내 또래였다. 그분들이 발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데 내가 젊어서 저런 곳에 서야겠다는 꿈을 가졌다면 나는 저곳에 서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그런데 내 꿈은 오직 결혼해서 남편 그늘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었다. 내게는 대리되고 과장되고 부장 되고 이사되는 그런 꿈은 애당초 자라나지도 않았다.
그저 외로워도 울지 않는 캔디의 그 처럼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나의 왕자님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는 그저 대충대충 다니면서 말이다.
사람일은 알 수 없다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 꿈도 저 꿈도 지금은 요원해졌다.
남편 그늘에서 살기에 너무 욕심이 많았는데 사회적 지침과 분위기 속에 수동적으로 삶을 꾸려왔던 나는 내가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모르고 살았던 거 같다.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고 또한 나도 꾸준히 성장하는 내 모습을 나는 사랑하더라.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혼하고 벌써 15년 가까이 흘렀으니 15년의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걸 수도 있다. 그냥 아직도 나는 나를 찾아가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직함, 직책 즉, 커리어가 어중간하다. 이도 저도 아니다. 매니저로 가기엔 상사가 나보다 어리고 head가 되기엔 커리어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다른 area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신입이다.
그리고 당장 나의 아이들과 나의 일상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그래도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industry이기에 알음알음 들어오는 일도 그 분야라 관련 홈페이지도 가끔 뒤적이고 새로운 소식도 update 해야 한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당장 수익이 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인데 그렇다면 나는 이 어정쩡한 상황을 어떻게 역전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