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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중요한 것은 성능뿐일까?

[광고] 자동차(하이브리드, 전기) 광고

by 김토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와 자동차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현대와 기아차도 해외에서 잘 팔리는 자동차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동차는 사용하는 연료가 다양하지만 아직까지는 가솔린과 디젤, 쉽게 말해 휘발유와 경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일반적이다. 이런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환경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다. 한정된 석유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 연료가 연소되면서 오염물질을 내뿜는 것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불리고 있고, 기후위기에도 한 몫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고 대항하면서 나온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더 이어서는 수소자동차가 있다. 하지만 수소자동차는 아직 제대로 상용화되지 않았다. 2018년 현대에 한 종류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전기를 충전하거나 내연기관과 전기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자동차로 석유파동이 나면서 높은 연비의 자동차의 개발이 요구되었고, 더불어 친환경적인 자동차도 요구되면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말 그대로 석유계 연료 대신 전기를 활용하는 자동차고, 수소자동차도 수소가 연료인 자동차이다.


우리나라 광고하시는 분들은 정말 감각적으로 광고를 잘 만들어 내신다. 특히 자동차 광고는 화려한 영상과 사운드, 색감을 고루 사용하다 보니 감각적인 광고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니로'의 사전예약 광고가 처음 나왔을 때 '어? 자동차 광고가 맞나?' 할 정도로 신박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의 여러 나라 자동차 광고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광고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자동차의 연비, 속도, 안정감, 외모 등을 뽐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현대의 '아이오닉'의 경우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점을 높은 연비와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추며 잘빠진 자동차라는 것을 뽐낸다. '에코'라는 단어를 썼을 뿐 어디에도 환경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변경된 이후의 광고에는 그나마 성능보다는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마 사용자들의 사연을 받아서 만든 듯한데 전기차 이전에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줄 때 매연 때문에 문 앞까지 데려다줄 수 없었는데 전기차로 바꾸고 나서는 문 앞까지 데려다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아빠는 차는요, 까만 연기 안 나는 착한 차예요."라고 하며 친환경적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 광고가 2017년에 만들어진 광고다.


다시 니로를 이야기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국내와 해외의 인식이 많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니로는 성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해외의 니로는 달랐다. 2017년 기아는 슈퍼볼 광고를 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는 광고라고 알려져 있다. '영웅의 여정'이라는 주제가 있었다. 사실 약간 환경운동가들을 조롱하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씁쓸하기도 한 광고이다. 하지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환경운동보다는 친환경 자동차를 타면서 안전한 환경운동을 하라는 내용을 유쾌하게 그린다. 이 광고에서 자동차의 성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광고가 서로 다른 자동차라고 했다면 끌리기는 슈퍼볼 광고가 더 끌렸을 것 같다. 물론 구매할 때는 성능을 비교해 봤겠지만 말이다.

광고는 이목을 끌어야 한다. 자동차의 경우 어차피 구매하면서 성능을 비교하게 될 텐데 광고에서까지 성능만을 강조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소자동차인 '넥쏘'의 광고는 미세먼지가 덜 나온다는 것 빼고는 역시 다 자동차의 성능에 대한 광고만 한다. 최근의 광고는 BTS가 메인 모델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로"라고 한 줄 나오지만 자동차를 파는 것인지 모델을 파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모델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 모델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이 자동차가 'Positeve Energy'를 사용한다는 것을 꼭 BTS가 춤을 추어가면서 이야기해야 했는가는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국내에 수소자동차는 아직 일반적인 자동차가 수소자동차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 자동차인지 강조하는 광고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의 이러한 광고들이 묘하게 적대감이 드는 것은 해외의 광고들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슈퍼볼 광고도 그랬지만 도요타 '프리우스'의 광고와 닛산의 광고는 색달랐다. 내가 본 프리우스의 광고는 2015년 국내에 방영된 것이다. TV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이런 자동차 광고를 한다고?'라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광고의 끝에 우리나라 기업의 광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실망감이 컸지만 말이다.

스웨덴의 환경공학자가 프리우스를 7년째 타고 있고, 프리우스를 타는 이유를 이 아름다운 자연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을 배려하는 기술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환경을 생각하는 본인에는 그 자동차가 당연한 선택이라는 것. 이 광고 역시 전 화면 어디에도 자동차의 성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이 자동차를 타는 것이 미래의 아이들에게 환경에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만 있다. 이 광고가 우리나라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르겠다.

닛산의 광고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에서 광고된 것이다. 몇 년도에 만들어진 광고인지 정확하지는 않다. 북극곰 어려운 여정을 통해 닛산의 자동차를 타는 사람을 찾아가서 고맙다고 꼭 끌어안아주고, 닛산의 로고가 나오고 끝이 난다. 우리나라와 정서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어떤 식으로 광고가 되었을지 궁금하다.


현시점에서 전기자동차나 수소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프라가 적다는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많이 상용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충전소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고, 수소차 충전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 정부가 수소차와 연료를 신사업으로 보고 있기는 한 모양이지만 아직 안전성과 안정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수소 사업장의 폭발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전기자동차는 다른 문제도 수반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석유계 연료를 쓰지 않아서 이산화탄소 등 연소를 통해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안전의 문제가 직결해 있는 핵발전소가 전기 생산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자체로는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지만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그 역시 다른 문제들을 수반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에 맞는 신재생에너지의 모델을 찾아가는 것은 큰 과제이다.

현재는 인구가 많이 늘고 있지 않다 보니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서 더 이상 발전시설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일부 에너지 업계에서는 전기자동차의 보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늘려야 한다는 예측도 하고 있다. 결국 석탄이나 석유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전기자동차가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건 꼭 뫼비우스의 띠 같다.


광고는 소비자나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자동차 광고는 왜 아직까지 성능, 외관이 중요한 것일까? 정말 사용자들의 요구가 그러했던 것일까? 오래전에 만들어진 혹은 실렸던 다른 나라들의 광고를 보면 특히 우리나라가 성능에만 집착하는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라로서 성능을 뽐내야만 했을지도 모른다.

자동차와 환경에 대한 콘텐츠는 이미 먹히는 콘텐츠일 것이다. 환경을 중점으로 한 보일러와 성능을 중점으로 한 보일러를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보일러를 구매하는 것은 가정 내에서 여성,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가정 내에서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이 워낙 강하다 보니 그에 맞는 광고를 뽑아내려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해외의 모든 하이브리드나 전기자동차의 광고들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호주는 우리나라처럼 성능이나 외관을 중요시한다. 미국의 광고도 그런 광고들이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연료에 따라 자동차의 연료의 변경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이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능이 좋아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 차량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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