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월말에 휴가 잡혔다. 다른 일정들이 걸려있어서 미루고 미루다 여름이 끝나갈 즈음 정한 일정이었다.
휴가가 시작되기 전날 다른 지역으로 워크숍과 회의, 혹은 교육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출장 날짜 하루 전(휴가 이틀 전)부터 샘플3은 계속해서 "내일부터 휴가니까"라고 말했다. 휴가라고 말할 때마다 아니라고 수십 번을 정정해줬다. 하지만 퇴근할 때까지 그는 "내일부터 휴가니까"라고 말했다.
아침에 시작해서 늦은 저녁에 끝나는 일정이었다. 단 1분도 내 휴가에 할애하지 않았다. 그런데 출장 당일 그에게 "오늘부터 휴가일 텐데 미안한데"라며 업무 연락이 왔다. 이제는 정정해줄 힘도 없었다.
나는 대체 누구랑 무슨 얘기를 한 것일까? 뭣 같다는 표현이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