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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로 Mar 29. 2021

사실 관계

샘플 3-8

어떠한 논쟁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할 것이 아주 많았다.


나는 지자체에서 해당 예산을 '도로'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그는 또 "아닐걸? 내가 맞을걸?"을 시전 하면서 '공원'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알아보겠다고 하면 알아보기도 전에 또 자신이 맞다고 우길 것 같아서 은밀히 정보를 알아봤다. 사실 은밀히라고 하기에는 대놓고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정보가 나에게 도착했다. 내 말이 맞았다. 그것도 대쪽같이 맞았다.

(감을 너무 믿으면 안 되지만 내 감은 생각보다 좋고, 상황을 읽어내고 판을 짜는 실력도 나쁘지 않다.)

정보를 확인하였을 때 샘플3이 자리에 없었기에 설명 없이 그의 책상에 서류를 올려놨다. 돌아온 샘플3은 그 서류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봤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냐고 묻든지, 본인의 예상이 틀렸다고 하든지 할 수 있는 말은 무궁무진했지만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말핬다. 앞에 놓여진 서류가 그 서류라고.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그렇네."

부과적인 설명을 해 주니 "그래 보이네."였다.


본인이 잘못 알았던 것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이 잘못된 바람에 언쟁이 있었고 잘못된 정보가 전달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사과가 아니라면 그냥 고생했단 한 마디라도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샘플3과 내가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님에도 본인이 실수한 지점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는 그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나의 상사이기 때문에 사과를 하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권위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할 뿐이었다. 


그렇게 사실을 알려줘서 '무조건 내 말이 맞아'라고 하는 그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는데 대실패로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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