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들_2
(2019년 11월)
양구에 계신 회원분이 두 가지의 민원을 넣어달라고 부탁하셨다. 직장과 살짝 관련된 일이라서 죄송하다면서 부탁하셨다. 회원님이신데, 더군다나 부탁하시는데 당연히 해 드려야지.
불법 폐기물과 세륜시설 미설치에 관한 것이었다. 문서24(단체와 개인이 공공기관에 공문을 쉽게 보낼 수 있게 만들어진 사이트)를 통해 민원을 넣었다. 빠른 답변이 올 것이라는 기대도, 제대로 된 답변이 올 것이라는 기대도 전혀 없었다. 늘 그래 왔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그들을 너무나 오해하고 있었다. 괜히 기대하지 않았던 마음이 미안할 정도였다. 정말 아주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답변이 왔다.
민원에 대한 해소(혹은 정리)는 당연히 되었고, 기승전결이 있는 공문을 받았다. 심지어 왜 민원을 넣었냐, 누가 신고한 거냐, 어떻게 알았냐 같은 이상한 질문도 받지 않았다. 하나 더 보태서 "아... 아게... 저희도 어쩔 수 없는데요..." 같은 소리도 듣지 않았다.
신속하고 명확한 답변. 이런 답변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던가!
다시 한번 세상에나 마상에나.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연이 당연하지 않으니 칭찬을 꼭 해야 했다.
괜찮은 공무원분들이 참 많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편견이 있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에게 편견이 있다. 그러다 보니 날이 서지 않은 말과 글도 날이 서 보이는 효과가 있다. 친하게 지내는 것은 그렇게 바라지 않는다. 다만 보낸 민원을 객관적으로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양구군 환경위생과처럼 이렇다 저렇다 군더더기 없이 해결 가능성을 보여주고, 심지어 조치결과까지 보여주는 진짜 '공무'를 하는 공무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