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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소년 Dec 15. 2024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마그리트

Stay hungry and stay curious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로 잘 알려진 해방자 (Le Libérateur)



마그리트 전시회에서 그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 베스트셀러를 읽어 보기로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끝없는 질문들이 밀려들었고, 이 미로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까지 찾아서 봤는데, 안개는 오히려 더 짙어졌다. 이제 ‘답이 없는’ 딜레마의 토끼굴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레너드 번스타인과 살바도르 달리 같은 저명한 인물들이 헤어 나올 수 없이 깊게 빠져든, 그야말로 매혹적인 동반자였다. 번스타인은 이 책을 관 속에까지 가져갈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 인물은 르네 마그리트였다. 겉보기에도 마그리트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듯하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변형된 신체, 왜곡된 비율, 그리고 변화의 주제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그 이상의 공통점이 있었다. 마그리트의 어머니는 모자를 만드는 장인이었는데, 마그리트가 13살이었을 때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다. 이 사건은 마그리트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남겼다. 이러한 경험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장수 캐릭터와도 연결된다. 모자장수는 과거 가족을 잃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인해 PTSD를 앓는 인물로 묘사된다. 마그리트의 초현실적인 작품과 앨리스가 탐험하는 환상적인 세계,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모자장수가 얽히며 변화무쌍한 기억의 풍경을 공유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작품은 앨리스가 "Eat Me"를 먹고 커졌던 순간 중 하나를 떠올리게 한다. The Listening Room by Magritte


루이스 캐럴의 이 고전에서 현실의 경계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호기심 많은 소녀 앨리스는 흰 토끼를 쫓아 토끼굴로 떨어지며 기묘한 세계, ‘이상한 나라’에 발을 들인다.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동안, 앨리스는 물음표로 가득한 수많은 ‘수수께끼’와 마주한다. 물담배를 피우며 질문에 수수께끼로 답하는 애벌레, 끝없이 이어지는 티파티를 여는 모자장수, 그리고 시간 속에서만 살아가는 흰 토끼까지. 이상한 나라는 심지어 가장 평범하고 지루한 주제조차도 날카롭고 흥미롭게 만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비교적 짧은 책이지만, 독창적인 전개 방식이 그 짧은 분량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 예를 들어, 책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적 교훈, 즉 지나친 호기심이 초래할 수 있는 영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흰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뛰어드는 순간부터 ‘나를 먹어봐(Eat Me)’라고 적힌 쿠키를 집어 드는 장면까지, 앨리스는 철저히 호기심에 이끌려 행동한다. 그녀의 모험은 때로는 기묘한 시들로 중단되기도 하는데, 이 중 몇몇은 ‘호기심의 위험’을 경고하며 과거와 현재의 어른들에게도 통찰을 제공한다.


바다코끼리와 목수 시, 거울나라의 앨리스 중에서


예를 들어, 바다코끼리와 목수 시(The Walrus and the Carpenter)는 바다코끼리와 목수가 굴들을 해안가로 유인한 뒤, 그들이 안전한 영역을 벗어나자 모두 먹어치우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호기심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는데, 굴들이 산책의 목적을 궁금해하다가 결국 속임수에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리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호기심을 멈추지 않고 한층 더 발전시킨다. 이상한 나라의 생명체들이 호기심의 위험을 경고하지만, 정작 앨리스에게는 책 속에서 어떠한 끔찍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갈망하라는 캐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앨리스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이야기였다. 바로 앨리스가 정원으로 들어가 세 명의 정원사와 마주친 순간이었다.


정원에 들어선 앨리스를 본 세 명의 정원사는 그녀의 옷차림만 보고서 고개를 숙였다. 이는 노동자들이 단번에 사람들의 계급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들이 권위를 의심하지 않은 채 만나는 누구에게나 고개를 숙이는데 익숙했을 가능성도 있다. 앨리스가 그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정원사들은 흰 장미 나무가 빨간 장미 나무 대신 심겨서 그것을 빨갛게 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장미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외모를 꾸미고, 행동을 맞추며 애쓰는 모습을 상징한다. 더불어 이 장미는 랭커스터 가문의 빨간 장미와 요크 가문의 흰 장미로 대표되는 장미 전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현실, 성찰, 그리고 사회를 새롭게 뒤틀어 바라보게 하는 여정이다.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수수께끼들은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각자의 시각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풍자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이 작품은 마그리트가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이 책은 호기심을 불씨처럼 지피며,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여전히 적용되는 교훈을 남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거부하라. 무엇이 진리인지 누가 감히 단정할 수 있을까?




Lewis Carroll's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and René Magritte

Stay hungry and  stay curious

Renowned for Magritte’s surrealism, The Liberator (Le libérator)



In a Magritte exhibition, I had learnt that he was influenced by Alice in Wonderland; I decided to read this bestseller. The book overwhelmed me with questions, myself never considering how to get out of this maze again. Upon curiously watching Tim Burton’s Alice in Wonderland, the fog only thickened for me. Let us fall down the rabbit hole of ‘unanswerable’ dilemmas.


Alice in Wonderland became an intoxicating company for many notable individuals such as Leonard Bernstein, who took it to the coffin, and Salvador Dali. However, the most personally captivating was Rene Magritte. At first glance, Alice in Wonderland dovetailed with Magritte: Magritte’s paintings were influenced by themes of metamorphosis, elongated bodies, and distorted scale, mirroring Alice in Wonderland. However, there was more to it than I had thought. Magritte’s mother, a milliner, had committed suicide when Magritte was 13, thus giving him a variant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This relates with the Mad Hatter, who is depicted with PTSD in the book, while suffering from past, painful memories of the loss of his family. The surrealism of Magritte’s works and the fantastical world of Wonderland, consulted by an relatable Mad Hatter, shows a shared sense of memories, much like the shifting landscapes of the mind.


This reminds me of one of the moments when Alice ate the "Eat Me": The Listening Room by Magritte


In this classic by Lewis Carroll, the limits of reality are in a flux. Alice, a young, inquisitive girl, falls down a rabbit hole while pursuing a certain White Rabbit, finding herself in a land of eccentricity: ‘Wonderland’. While dealing with shrinking and largening issues, Alice also encounters a series of ‘enigmas’. From a caterpillar smoking a hookah answering questions in riddles, an endless tea party hosted by a Mad Hatter, to a White Rabbit, his world is filled with nothing but time. Wonderland makes even the bluntest topics sharp.
Alice in Wonderland is a relatively short book, but its unique approach more than makes up for it. An example of such is the measures the book takes to explain the Victorian morale of the impact of the over excess of curiosity.



From following the White Rabbit down the rabbit hole to eating a cookie marked ‘Eat Me’, curiosity assumes full command of Alice’s fingers. Her adventure is also interrupted by strange poems, some of them warning about the ‘perils of curiosity’, mirroring contemporary and past adults alike.

The Walrus and the Carpenter poem, from Through the Looking-Glass


In The Walrus and the Carpenter, for example, a walrus and a carpenter lead oysters along a shore, eating them when they were far out of their territory. Its purpose is to warn people of the ‘dangers’ of curiosity, as the oysters became curious about what was interesting about this walk, eventually being fooled by the ruse. However, Alice continuously takes her curiosity to the next level. Although the creatures in Wonderland warn of curiosity, nothing ‘horrible’ happens to Alice in the book, a reminder from Carroll to stay hungry and stay curious. Even one of the most memorable scenes in Alice in Wonderland to me was ignited by Alice’s curiosity: Alice and the three gardeners as she wandered into a garden.



When Alice stumbled into a garden, three gardeners, at sight of her clothes, bowed before her. This is a reference to how workers judge people’s classes without starting. It may also be that the gardeners are so accustomed to ‘bowing’ to ‘superiors’ that they do it to anyone they meet, refusing to question authority. When Alice asked them what they were doing, they explained that a white rose tree was planted instead of a red one, thus they were painting the flowers red. The roses are capable of conveying the struggle to behave, look, and ‘click’ with other people. Moreover, the roses refer to the Lancasters’ red rose and the Yorks’ white rose in the War of the Roses.



Alice in Wonderland is a warping journey through reality, contemplation, and society. Almost all of the book is shrouded in riddles, reminding us that perception varies from every eye. It is almost satirical in its own way, Magritte only furthering this book to understanding the world. Curiosity is encouraged in this book, a lesson utilisable today.  Reject any negative cliches about this book: who’s to say which is wh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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