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는 아이들에게 파라다이스 같은 곳이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에게 이곳은 예술 감상이 아니라 코카콜라를 마시는 예술(?)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다. 친구들과는 절대 공유하지 않는 나만의 신성한 의식 같은 시간이다. 물론 매번 코카콜라가 주인공인 것은 아니다. 가끔은 전시가 나를 유혹하기도 한다. 시드니에 온 르네 마그리트 전시는 차원이 달랐다. 폴 매카트니를 사로잡았던 그 황홀한 감각 속에 나도 깊이 빠져들고 말았다. 이 전시는 내가 세 번이나 다시 찾아오게 만들었고,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적 천재성을 재발견하라고 속삭인다
르네 마그리트가 중절모와 초현실주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기 전, 그의 삶은 그의 작품들처럼 미스터리로 가득했다. 모자를 만드는 장인이었던 그의 어머니는 마그리트가 13살이 되던 해, 우울증으로 인해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 그 후 마그리트는 종종 묘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와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무의식적인 갈망이었을지도 모른다.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묘지에서도시에서 온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순간은 그의 삶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고, 결국 그를 파리로 이끌었다. 그곳에서 그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며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연인들이다.
마그리트는 화려한 작품 생애에 걸쳐, 초현실주의의 다양한 주제들을 탐구했다. 그의 작품 연인들에서는 마치 인스타그램에서 볼 법한 고전적인 커플이 묘사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옷 위로 천이 드리워져 있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 마치 눈먼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말이다. 연인들은 서로 소통할 수 없으며, 이는 비현실적이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 가면의 의미는 분명하지 않지만, 여러 그럴듯한 해석들이 존재한다.
가장 주목받는 해석 중 하나는 마그리트가 범죄 소설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커튼 뒤의 천은 그가 좋아했던 가면을 쓴 허구의 범죄자 판토마스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이론은 그 천이 마그리트가 13살이었을 때 어머니의 자살을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오랜 우울증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잠긴 방을 빠져나갔고, 이후 Sambre 강에서 잠옷으로 얼굴이 씌워진 채 발견되었다. 연인들은 시간 속을 떠도는 여행과 같지만, 숨겨진 의미에 있어 더 눈에 띄는 것은 인간의 조건이다.
인간의 조건은 초현실주의의 또 다른 차원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편안한 집 안에 설정되어 있으며, 큰 창문을 통해 자연의 고요함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처음 보기에는 우리가 창문 밖을 응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창밖의 자연을 가리는 그림이 있으며, 그림의 클립과 받침대가 보인다. 이 작품에서 ‘현실은 시각의 문제’라는 모티프가 빨간색으로 강조되어 있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아이디어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인간만의 독특한 특성인 가짜 믿음은, 인지 혁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 결국, 어린 왕자책이 맞았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행운(La Bonne Fortune)은 또 하나의 마그리트의 대표작으로, 전사자들의 묘지를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은 중앙으로 끌린다. 그곳에는 '우아하게 차려입은' 돼지가 있는데, 이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떠올리게 한다. 돼지의 귀 모양이 귀걸이처럼 보이는 자세는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 모습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에서 뒤를 돌아보는 인물의 비틀린 자세와 닮아, 다소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인상을 준다. 마그리트가 전쟁 후 생계를 위해 르네상스 그림을 그렸던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충분히 가능한 해석이다.(나만의 해석)
마그리트의 가장 대조적인 작품 중 하나는 빛의 제국(Empire of Lights) 시리즈로 27점의 그림들(17점의 유화, 10점의 구아슈)이다. 이 시리즈는 최근 1억 2,100만 달러라는(한화 약 1700억) 기록적인 금액에 팔렸다. 원래 페기 구겐하임을 위해 기획된 작품이었으나, 더 큰 수요에 따라 마그리트는 23점의 시리즈를 추가로 제작했다. 페기의 영향을 받은 솔로몬 구겐하임은 그의 컬렉션에 마그리트의 작품을 추가하고 싶어 했다. 이 작품은 어둠과 빛이 직접적으로 대조되는 장면을 그린다. 푸르스름한 하늘은 어두운 집 위로 떠오르고, 가로등은 그 아래 흐르는 물을 비춘다. 그 아래에는 작은 실루엣이 하나 보인다: 바위. 가로등은 보호와 따뜻함을 제공하는 듯하지만, 그림의 중앙에서는 빛과 어둠이 충돌하며, 낮과 밤이 하나로 섞여 있다. 이 작품을 보며, 루이즈 부르주아의 전시에서 배운 한 문장이 떠올랐다: “밤이 낮을 침범한 걸까, 아니면 낮이 밤을 침범한 걸까?”
르네 마그리트는 손쉽게 그림을 그렸지만, 그는 그림 그리는 일이 "지루한" 취미라고 말하며, 대신 '문제'를 묘사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슬픔의 변주에서는 한 마리 암탉이 계란 컵에 담긴 계란을 바라보고 있고, 반면 다른 쪽에는 갓 낳은 계란이 놓여 있으며, 그 계란은 일출이나 일몰을 경험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생명과 죽음이 살아난다. 왜냐하면 컵 속의 계란은 아무런 생명도 없지만, 버려진 계란은 생존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변별하길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의 꿈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전시회에 몇 시간씩 머물게 만든다. 연인들과 같은 사고 실험과 빛의 제국, 슬픔의 변주와 같은 대비되는 그림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마그리트는 자신을 화가로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예술을 미스터리로 바라보는 작가이자 철학자라 여겼다. 이제 내 친구들이 되어버린 그의 작품들이 홍수처럼쏟아내는 질문들 덕분에, 또 다시 마그리트를 탐험하러 가려한다.
Questioning Our Reality: Down the Rabbit Hole of Rene Magritte
The Art Gallery of NSW is a children’s paradise, yet few realise it. Visiting isn’t about art: it’s an opportunity for me to practise the art of drinking Coke, a sacred tour de force my friends never share. On these visits, Coca-Cola isn’t always the highlight, as I am sometimes allured by exhibitions. The arrival of Rene Magritte’s exhibition in Sydney, however, put me into a trance, the same Paul McCartney was trapped in. It prompted me to return thrice, also instructing me to rediscover Rene Magritte’s surreal genius.
Before his quintessential bowler hats and surrealist fame (the art of releasing the creative potential of unconscious minds), Rene Magritte lived an early life shrouded in mystery, much like his paintings. When he was 13, his mother, a bowler hat-loving milliner, committed suicide due to depression; he started playing in the cemetery, perhaps to be ‘linked’ with his mother with an unrealistic union. Once on a visit, he witnessed an artist ‘from the capital’ painting the graveyard: the moment that pivoted his future life influencing him to move to Paris. It was here that Rene Magritte painted his share of his lifetime, one of the most iconic being The Lovers.
Throughout Magritte’s illustrious career, he explored different sub themes of surrealism. In The Lovers, a classic couple from an Instagram post is depicted. However, there is a fabric cloth curling onto their clothes, keeping them physically apart: blind Romeo and Juliets. The lovers are unable to communicate with each other, impractical and frustrating. The meaning behind this masquerade is unclear, albeit there are many plausible theories.
One of the most prominent explanations is from Magritte’s gritty love for crime novels. Behind the curtains, Magritte may have drawn inspiration from Fantômas, a masked fictional criminal he liked. Another theory is that the fabric may have evoked Magritte’s mother’s suicide when he was only 13. Due to long bouts of depression, she escaped from her locked bedroom, only to be found and dragged out of River Sambre later, her nightgown concealing her face. The Lovers is indeed a journey through time, yet the Human Condition beats above all when it comes to hidden meanings.
The Human Condition is surrealism on another level. The painting is set inside a comfortable home, with a large window looking over natural tranquillity. At first glance, it looks as if we are staring out of a window, but a painting is actually obscuring the outside nature, the artwork’s clip and stand visible. In this work, the motif ‘reality is a matter of vision’ is bolded in red. It possibly refers to a recurring idea in Shakespeare’s plays. Fake belief, a unique human quality from the Cognitive Revolution: we must snap out of our dreams and enter reality. The Little Prince got it right after all.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La Bonne Fortune (A Stroke of Luck), is another classic Magritte, depicting a cemetery for soldiers. Nonetheless, our eye is drawn to the centre, where an ‘elegantly dressed’ pig lies, a tie to George Orwell’s Animal Farm. The pose of the pig with his earring-like ears struck me, however, since there was something oddly familiar about it. The pig’s posture is likely a nod to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 painting, where the portrayed figure looks behind: unnatural. This is more than likely, since Magritte superimposed Renaissance paintings post-war to make ends meet.
One of Magritte’s most juxtaposed artworks comes from a series of 27 paintings (17 oil, 10 guaches) called the Empire of Lights, which recently sold for a record-breaking 121 million USD. Originally meant for Peggy Guggenheim, he made 23 more replicas due to demand. Solomon Guggenheim, influenced by Peggy, wanted to add a Magritte to his collection. This work directly contrasts between dark and light, the tinted blue sky dawning on a dark house below. The pictured streetlamp sheds light on flowing water below, while a small silhouette is situated, watching: a rock. The lamp offers a sense of protection and warmth, but light and dark conflict at the centre of the canvas, as day and night are mixed together in the work. This evoked in me one of Louise Bourgeois’ quotes I learnt from her exhibition: “Has the night invaded the day or has the day invaded the night?”
Rene Magritte painted with ease, yet explained that painting was a ‘boring’ hobby to him, instead reflecting on ‘problem’ pictures. In a Variation on Sadness, a hen looks upon an egg in an egg cup, while a freshly-laid egg sits on the other side, experiencing a sunrise or sunset. Life and death come alive in this painting, for the egg in the cup is devoid of any life, while the abandoned egg has a chance of survival: the emphasis of the distinction between importance and reality.
Magritte’s works have surpassed the surrealist’s dream, keeping people at his exhibitions for hours. His thought experiments such as The Lovers and juxtaposing paintings like the Empire of Light and Variation on Sadness render us constantly amazed. Magritte never fashioned himself as an artist, but a writer and philosopher, seeing art as a mystery. I’m currently in the process of planning for my next Magritte adventure, consulted by my friends with a haemorrhage of ques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