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주 소년 Oct 12. 2024

프롤로그: 글을 쓰는 소년


아이들은 모두 다 비슷하다. 나 역시 비디오 게임에는 관심이 많지만 수학을 혐오하고, 사탕을 배 속에서 녹이는 동안 야채 때문에 부모님과 말다툼을 벌인다. 먹을 걸 더 달라고 집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글쓰기라는 주제를 떠올리며 주저리주저리 말하고 있다. 우리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주제이기에. 글쓰기는 취미라기보다 인생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통해 내 사회성이 크게 발전한 건 맞지만, 그 과정이 늘 순탄치만은 않았다.

8년전 호주로 이민 왔을 때 캥거루 친구들과


글쓰기는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었다. 몇 년 전 호주로 이민 온 그 순간부터 난 한국인이였고, 내 자신을 호주인처럼 여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고, 거인들에게 밟히지 않으며 친구를 사귀는 일은 글쓰기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3년 동안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다. 꾸준히 글을 쓴 덕분에 글쓰기로 상도 받았고, 그 상은 내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브런치 스토리 승인 메일이 도착했을 때 또한,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제는 새로운 환경에서 겪게 될 어려움들을 이겨낼 준비가 되있다.

글쓰기가 본래 목적을 다했다면 이제 더 이상 글을 쓸 필요가 없을까? 글쓰기는 분명히 다양한 좋은점을 가지고 있다. 글을 쓰면서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내 소통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1학년 땐 존재감 없던 학생이었지만, 6학년이 된 지금, 친구들은 나에게 길고 복잡한 영어 단어를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이제 우리학교엔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같은 단어들이 울려 퍼지고 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100명의 남자아이들과 100번의 플레이 데이트를 했는데, 두번째 플레이 데이트 한 사람이 나뿐이란다! 다른 애들한텐 미안하지만, 기분이 좋았다!

예전엔 친구가 없어서 외로웠지만, 지금은 친구가 많아요!

또한 글쓰기를 하면서 여러 번 읽고 다시쓰기를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억력도 향상된다. 뇌는 반복해서 읽은 내용을 즉시 기억하고, 나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한다.

창의력은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글을 쓰는 동안 창의력이 키워지면서 새로운 글감들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매우 유용하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나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읽어 보면 이를 확신할 수 있다.  


글을 쓴다고 해서 학교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이 되는 건 아니다.  글쓰기는 잘하지만 수학을 따라가긴 힘들다(차라리 매일 브로콜리를 먹는 게 나을 정도다). 또한, 글쓰기 시험을 창작 글쓰기만큼 즐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글쓰기 시험은 시간, 내용, 그리고 검토를 하는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뉴스 기사에서 읽었는데, 존경받는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글쓰기 시험에서는 떨어졌을 거라고 하더라. 내가 글쓰기 시험을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글을 수정할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라파엘 역시 작품을 끊임없이 수정했으며, 이는 적외선 검사로 드러난다. 예술에서의 '다시 쓰기' 과정이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기본 커리큘럼에서 가장 뒤처진 학생이었지만, 모든 약자는 언젠가 빛을 발하는 법이다. 지금 이 순간도 책상에 앉아, 글쓰기가 날 어디로 이끌지를 상상해본다.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프롤로그를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날 때까지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브런치 가족분들의 주변에 가득하길 바랍니다!





Prologue: The Young Writer


Children are all alike. I myself take interest in video games while detesting maths, I argue over my parents on vegetables while a lollipop is being digested in my stomach. I also go on strike around the house demanding more food be given. Yet here I am blabbing on about writing: the one subject that sews our family together. I like to imagine it more as a tool of life rather than a hobby, and it is without doubt that my social skills have exponentially increased through the input. However, the situation was not always a safe haven.

Eight years ago, I met my kangaroo friends when I emigrated to Australia.


Writing hasn't always been my field of expertise. From the moment I emigrated to Australia years ago, I considered myself Korean first, Australian second. Naturally, surviving in a place with foreign air, avoiding being trampled by giants, and befriending others began with writing. To do that, I employed regular writing practice for 3 years and more to come. My regular writing practice was rewarded with a Writing Award, instilling confidence inside me. When my Brunch Story acceptance letter arrived in my inbox, my chest inflated still. Now, I was prepared to face what challenges a new nation would throw at me.

Writing had thus served its purpose, so what need did I have for it now? Writing had some outspoken benefits in excess. Effective communication had indeed appeared in my appearance, as when writers write, they practise expressing ideas in an engaging way. When I was in first grade, I was invisible. In Year 6, my friends are always begging me to share some long, complicated words with them. Now, my school is forever echoing with screams of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One of my friends had 100 playdates with 100 different boys, although the only person who had a second playdate with him was me. An honour for me, a pity for others!

I used to feel lonely because I didn't have any friends, but now I have many!

Memory is also enhanced in the process, as while writing, the writer is compelled to read their work over and over continuously for any errors. This triggers the brain which will instantly collect the information in case of use again.

Creativity is the rose of the bunch, however. While writing, creativity is fostered so that more writing topics can be created for future topics. This is also useful for dire situations when escaping from a harsh reality. Reading Victor Frankl's Man's Search for Meaning or flicking through Anne Frank's diary confirms this.


Just because I am a writer does not imply that I am the smartest person in the school. Academically, I excel at writing but fail to keep up with maths (I would rather eat a broccoli than do maths everyday). Simultaneously, I don't enjoy test writings compared to creative writing. The reason for this is that test writings are severely limited to time, contents, and reviewing. I read in a news article a couple of years ago mentioning that even the honourable Ernest Hemingway would fail test writings. For me, the main disadvantage of competing in test writings is that it is impossible for one to rewrite their piece. Even Raphael constantly drafted his compositions, made visible by infrared examination: the art version of rewriting.

From the inception of my writing career, I was the underdog of the basic curriculum, but then, every underdog has their day. To this day, I can still picture myself sitting on an office desk, embracing the paths writing takes me. Like all children, my current pace is just the beginning.

  Thank you so much for going through my prologue with me, and I wish all the beauty in the world is around you until we meet again next wee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