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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조성 강사 라라 Aug 09. 2021

내가 남편을 좋아하는 이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딨냐고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반드시 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상한 남자한테만 끌려서 말도 못하게 마음고생을 했다.

그래서 내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끌리는 무의식적 이유들을 찾아냈고,

진짜 눈물나게 오랫동안 무의식적인 끌림을 의도적으로 변경한 결과 지금의 몸도 맘도 건강한 남편을 만났다.

(주변에 항상 얘기하건데 지금의 남편은 나의 내적성장의 징표이다! )



내 남편이 좋은 이유는 정말 많다. 정말로 내가 원했던 좋은 면을 가진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남편을 만나기 전 내가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마다 무엇이 제일 견딜 수 없었는지를 파악하고,

그 부분의 반대인 사람을 만나기를 확언했다.


어떤 사람은 연락이 제 때 되지 않아 너무 불안했고, 어떤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서 항상 있어보이는 척 했다.

어떤 사람은 돈에 너무 쩔쩔맸고, 어떤 사람은 성장할 마음이 없었다. (나에게 성장은 제일 중요했다.)

그래서 연락이 제 때 되는 신뢰할 수 있는 남자, 건강한 자존감을 갖고 자기 감정에 진실한 남자,

돈이 있든 없든 당당한 남자, 계속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길 확언했다.


결국 확언대로 그런 남자를 만났으니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당연히 매일 반짝반짝 행복한 건 아니다. 남편에게 짜증날 때도 있고 종종 치열하게 싸우기도 한다.)




내 남편은 장점이 정말 많은데 그 중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적응'테마이다. (남편의 갤럽 강점검사결과 top5 강점에 속함)

남편은 매 순간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그리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일단 한다.

두려울 때도 있고, 잘 모를 때도 있고,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일단 한다.

그래서 남편은 빨리 수용하고 빨리 성장한다.


'적응' 테마와 본디 정직한 품성이 만나 무엇이든 빨리 인정한다. 자기 말이 맞다고 고집피우거나 방어하려고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 (...결혼 초반엔 초큼 그랬는데 그것 역시 성장해서 지금은 잘 인정한다.)


그래서 남편과는 말이 통하지 않을 때가 없다. 그러니 매일 매일 수다를 떤다.

읽은 책에서 좋았던 내용, 하루를 살며 관찰한 것, 떠오르는 아이디어, 어린 시절 겪은 아픔....

결혼한지 4년이 넘었지만, 매일 매일 얕은 대화와 깊은 대화를 오가며 수다가 멈추는 날이 없다.




어젯 밤 자기 전에는 함께 한 주를 돌아보고 다음 주 계획을 세웠다.

남편은 핸드폰 사용을 줄이고 아침에 요가와 레이키를 하며 내면의 중심을 잘 잡고 싶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은 자기 전 말했던 대로 아침햇살과 함께 고요히 집중해서 요가를 하고 있었다.

요가가 끝나고는 고요함을 유지하며 레이키 수련을 했다.

그런 남편을 보고 있으니 산만하던 내 마음도 고요해지고, 집이 사원으로 변한듯 고요하고 정갈한 기운이 온 집안에 퍼지는 느낌이었다.


월요일 아침을 그렇게 시작하는 남편에게 감화감동받아.

남편과 함께 살면 살수록 참 행복하고 감사해서.

(사람들은 별로 읽고 싶어하지 않을 것만 같은) 남편 자랑을 한바닥이나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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