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트 (Feat. G-DRAGON) (2017) - 아이유(IU)
제제에 대한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제공했던 그녀는 (공식적으로는) 침묵했고, 그 침묵을 통해 타인의 '인형'이 아닌 자의적인 'figure'가 되기를 관철했다. 그리고 스물셋에서 스물다섯이 된 지금, 아이유는 그간의 화려함 뒤로 은근하게 밀어두었던 '응큼하고 주체적인 나'를 어덜트 컨템퍼러리라는 음악의 결에 소탈하게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똑 소리 나게 설득한다. 기존의 스물셋이 발칙함으로 시선을 끌었다면, 올해의 스물다섯은 자극을 완화하는 대신 동일한 입장을 어른의 여유로 뭉근하게 풀어내는 식이다. 이러한 방법은 결국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대중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아울러 음악적 가용범위를 확장하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일석삼조인 셈. 곰이든 여우든, 참으로 영리하지 아니한가. 그녀는 이제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롱런할 수 있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