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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현중 Jul 18. 2021

식도오락 #2 김밥과 캘리포니아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맛

김밥과 캘리포니아롤은 참 비슷한 음식처럼 보인다.

김밥과 아보카도의 결정적 차이는 캘리포니아롤에 사용되는 아보카도의 유무라고 한다.

그러나 둘의 차이는 요리외 외관을 어떻게 처리하냐의 차이가 더 중요한 구별의기준이라고 본다.   

김밥은 김 속에 재료를 숨기는 반면, 캘리포니아롤은 외면에 재료와 소스를 강렬하게 위치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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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 블로그에도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블로그에는 이곳 브런치와 다르게 '정보전달'이라는 컨셉으로 글을 올리며 운영중이다.

내가 쓰는 블로그 글이 캘리포이나롤 같은 글이라면, 브런치에 쓰는 김밥같은 글이라고 볼 수 있을거 같다.


무슨 말이냐 하면

캘리포나이롤은 맛을 내는 소스같은 주요 요소를 밖으로 위치해 둔다.

그래서 캘리포니아롤을 입에 넣자 마자, 맛이 강한 재료들과 향신료를 느낄수 있다.

정보전달성 글에는 이런 형식을 취하는 것이 아무래도 좋다.

독자가 얻고자 하는 바와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빠르게 서로 확인 되어야 한다.

그래서 블로그엔 요약을 앞에 적어두거나, 제목에 이미 모든 정보를 노출해 놓기도 한다.

그러나 정보성 글은 이러한 목적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글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전혀 필요없는 글이 되어 버린다.

예를들어 결혼 관련 정보글 이라면, 비혼주의자에겐 필요없는 내용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맛이 좋은 캘리포니아롤이아고 해도, 밥에 양념이 과하게 묻어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좋아할 수 없는것 처럼 말이다. 



반면

김밥은 맛을 내는 주요 재료를 김밥 안으로 담아 둔다. 

김밥은 입에 넣는 순간보다, 씹을 때 비로서 맛이 완성 된다.

에세이나 수필형식 등의 글은 글을 끝까지 읽어보기 전까진 내용을 다 파악할 수가 없다. 그리고 딱히 어떤 체계적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을 수 있다. 

백과사전 같은 형식과 구조를 가지지 않은 글은 숙제처럼 하루를 살고, 공부하 듯 글을 읽어야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무의미한 것 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글의 본래적 의미가 정보와 지식의 전달에만 국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글은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기에 암호문 처럼 재해석되며 때론 격렬한 화학작용처럼 작동되는 불가해한 인위적 장치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누군가에겐 큰 울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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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백과사전이 일기장보다 위대하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또 일기장이 백과사전보다 더 유의미하다는 볼 수 있다는 것도 아니란 말이기도 하고.


하나를 취하고 반대영역을 멀리하면 결국 다시 결핍의 영역이 더 좋아 보이기 마련이다. 

최근 블로그에 정보성 글을 정리하다보니 아무래도 이런 에세이형태의 글이 쓰고싶어졌다. 

그래서 공간을 나누듯 브런치에 글을 적어본다.

이 브런치에 적은 글은 그러니까 '김밥의 맛'같은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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