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 기준은 될 수 없겠지만, 남자들은 보통 자신의 활동범위 내에서 행동 효율성을 중시하곤한다. 때때로 여자들이 이해 못해 어려워 하는 애인이었던 남자가 남편이 되어 달라질 수 있는 가장 주요한 변곡점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이런것이다. 10분 걸리는 설거지와, 10분 걸리는 쓰레기정리가 집안일로 남아있다고 가정하고, 30분안에 처리를 해야한다는 조건까지 같이 붙어 있다고 생각해보자.
첫번째 경우 - 30분안에 설거지와 쓰레기정리를 남편에게 한번에 부탁한다면?
대부분의 남자는 바로 이런식으로 생각한다.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면 손을 두번 닦아야 하니, 쓰레기부터 버리고 온다. 그 뒤 10분은 쉬는 시간(일종의 리워드)다.' 순서는 다를수 있지만, 대부분 순식간에 저런식으로 계산을 하고 행동한다.
두번째 경우 - 설거지를 해달라고 한 다음 종료후 쉬고 있는 남자에게 쓰레기를 버리고 와달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남자는 이 불합리함을 받아들여야하는 현실앞에서 잠시 머뭇거릴수 밖에 없다. '이걸 왜 한번에 말 안하지?' 라고 대꾸를 안할순 있지만, 그런 남자는 그날 밤까지도 남자는 그 비합리적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남자에게 첫번째와 두번째는 완전 다른 경우다. 결론이 같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완전 다른 과정과 다른 결론이다. (그리고 예시로든 이야긴 이해를 돕기위한 예시일 뿐이니, "시켜야 하냐?" 같은 의견은 생각하지 말자. 그냥 예시다.)
아무튼 다른 뇌과학 책에서는 내가 정리한 남성의 이러한 성향을 '목표지향성'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언어인 '행동효율화'라고 정리해 보고자 한다. 자질구레한 일에 '목표'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나에겐 영 어색해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자들는 루틴한 집안을 등을 하며 '목표' 같은 단어를 연상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목표는 그런것이 아니다. 그러니 아무래도 '목표' 보단 '효율', '행동 효율화'로 표현하는게 어울린다.
애인일때는 안그랬는데 남편이 되면 왜 그렇게 바뀌냐고? 간단하다. 애인일때는 아직 나의 일부인 '가족'이 아닌 것이고, 결혼 후에는 나의 일부인 '가족'이 된 차이가 있는 거니까.
내가 싫어하는 '잡은 물고기에 먹이 안준다.' 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과는 명확히 다른 개념이다. 나의 일부로 인식한다는 것과, 하찮게 본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이 부분 역시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내가 본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런 행동양식을 취한다. 여자분들이 이 차이를 짧게나마 인지하게 된다면 아마 부부싸움에서 몇가지 다툴 이유는 줄어들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정리해 본다.
남자가 결혼후 변했다고? 아니다. 아마 그 남자는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나' 라고 파악하는 영역의 바운더리에 당신이라는 타인이 들어온 차이에 불과한 일 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