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유행이 있다.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을 금전적으로 불행하게 만드는 유행도 있지만, 무해한 유행도 있다. 특히, 독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후 한강의 책으로 독서를 하겠다는 유행도 sns에서 보이는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이런 유행이 있을때 책 좀 읽기를 시작하면 좀 어떤가 하고 생각한다. 시작된 독서들을 향해 냉소적으로 입만 씰쭉씰쭉 거리는 혹자들이 더 우습게 보이는거를 스스로 모를까봐 가끔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적어도 독서를 시작한것이, 독서를 하지 않고 비아냥 거리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개인의 인생에 있어도 더 훌륭한 일일것이다.
Sns를 하다보면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를 자조적으로 묻는 글들을 마주 할때가 있다. 그때마디 정리해본 독서, 특히 소설을 읽으면 좋은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번째로. 현실에서 때때로 마주하는 "저 새낀 도대체 왜 저럴까?" 라는 물음에 대한 가장 올바른 답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문학과 소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를 내가 아닌 타인으로 '타자화'시켜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한 경험이 바로 소설을 읽는 일이다.
이야기나 네러티브를 통해 자신을 타자화 할 수 있는 경험의 영역엔 영화도 있지만. 영화는 나 스스로가 이야길 이끌어 가지 않고 편집된 화면이 주도해 나가는 반면. 글 읽기는 내가 나의 속도대로, 나의 타자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해 나갈수 있다는 큰 차이가 있다.
나의 속도대로 타자화 되며, 읽은 경험만큼 많은 군상을 이해하게 될 수 있는일. 바로 소설 읽기라 말할 수 있다.
두번째 키워드는 '몰입'이다.
요즘은 영상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짧고 단시간에 도파민을 자극하는 것들이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특히 효율성적면인 측면에서 짧은 시간에 감성을 쥐락펴락 해버리면 그만한 효율이 또 없는것 같아 보이긴 한다. 그렇지만 반대급부로 그 효율이 높아질수록 우리가 놓치고 있는것이 있다. 바로 '몰입' 하는 순간들이다.
좋은 소설은, 좋은 수필은, 좋은 에세이는, 좋은 긴 글들은 읽는이에 몰입의 즐거움을 준다. 오랫동안 진중하게 책과 문장을 읽어보는것은 당신의 인생에서 하기 어려운 체험인 '내가 나를 인식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빠져있는' 집중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선물처럼 선사해줄수 있다.
물론 게임이나 스포츠에서도 승리를 위해 초집중하고 몰입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 분야들은 제약이 독서보다 많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스포츠를 의한 공간과 도구가 있어야 하고 최소한 마주하는 상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분야는 승자와 패자가 나누기도 한다. 그러나 독서는 패배를 경험시키지 않는다. 독서는 온전히 읽음에 대한 성공적 경험만을 남겨준다. 그런면에서 독서는 참 쉬운 몰입의 도구이자 입구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에게 책을 꼭 읽으라 말하진 않는다. 읽고 싶은 사람만 읽고 싶을때 읽으면 된다. 독서가 숙제처럼 느껴지면 그 순간 멈추게 되는 일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