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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삶의 목표 세우기
그리고 실천

by 오성진

네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꿈이 참 많았지? 외교관도 되고 싶었고, 건축가도 되고 싶어 했어.

학교에서 발표가 있을 때는 영화에서 본 기억을 되살려서 잠수함이 침몰하는 시뮬레이션을 발표하기도 했었지? 그 외에도 너는 수시로 새로운 것에 대한 성취 하고자 마음먹을 때가 많았다.


하고 싶은 것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은 네가 적극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해. 참 좋은 일이야.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은 너 자신이 의욕적이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일까? 물론 좋은 일이지. 활기 찬 것이니 얼마나 좋아? 그렇지만 많기만 해서야 되겠니?


사람의 생명은 유한해


사람의 수명이 무한하지는 않아.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수명이 5~60년 밖에는 안되었다는 것을 들어본 적 있지? 그런데 지금은 평균수명이 70세가 넘고,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도 매우 많아. 그렇다고 하더라도 삶이 무한하지는 않잖아?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면, 나는 삶의 시간에 대해서 지나치게 초조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늘 마음이 조급했지. 너는 여유로웠을지 모르지만, 나는 조급했다.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이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하면서 아빠가 해 주는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해 주면 좋겠다.


한정된 삶의 시간이라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구나.


아빠가 "가치 있는"이라는 말을 썼는데, 실감이 별로 안 올 수도 있겠다. 물건의 가치는 생각해해 본 적이 있겠지만, 삶의 가지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거야..


가치를 다른 말로 바꾼다면 "의미"로 바꿀 수가 있어. 좀 더 어려운 표현이지? 단 한번 밖에는 주어지지 않은 삶이기 때문에 어려운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그것을 이해해야 해.


너의 꿈이 무엇이지?


대학 입시를 앞두고는 하고 싶은 것을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었지? 입시라는 것이 워낙 중대한 일이라서 그럴 수밖에 없었지. 그리고, 대학합격이라는 성취를 했음에도 또다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접고서 학업에 집중해야만 했어. 대학원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네가 했으니까.


그 당시는 아마 "이번 과정만 끝나면~~"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거야.

그리고 대학원을 졸업하고는 회사에 다니게 되었지. 그리고 회사에 들어가고 나니, 대학이나 대학원 시절보다 너를 위해서 쓸 시간이 더 줄었지. 아! 언제나 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니?


이렇게 지내면서 네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자꾸 뒤로 밀렸어. 적어도 네 마음에는 그런 생각이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정말로 네가 미루고 있던 것들을 손도 대지 못하고 미루고만 있었을까? 잘 생각해 보면 늘 너는 그것을 하고 있었잖아? 다만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지 못할 때가 많았을 뿐이지.


네가 하고 있었던 일에 충분히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지. 그렇다면, 하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한 것이 많았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의미를 알면 집중할 수가 있단다


그것은 너의 목표가 불분명했고, 목표에 대한 참된 의미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야. 만일 네가 분명한 목표가 있었고, 그 목표의 의미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면 보낸 시간들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지금도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거야.


대학교 합격, 대학원 합격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 너의 목표는 무엇이었고, 그 목표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자.

네가 원하던 대학과 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 때문이었지? 네가 그 힘든 입시를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무슨 힘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 대학, 그 대학원에 들어가면 원하는 것을 이룬 것이라는 목표가 있었잖아? 당시로서는 네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니? 그 확신이 있었기에, 도중에 쉬고 싶은 것도 참고 결국은 해 내었잖아.


그것들을 성취했을 때, 얼마나 기뻤니? 네가 세운 목표와 그 목표에 도달해야 했던 의미를 네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기뻤던 것이 아니니?


입시라는 목표는 삶의 작은 부분이야


입시라는 것은 긴 인생의 작은 것일 뿐이지. 대학을 다니지 않은 사람들도 삶을 멋지게 살고 있는 사람이 참 많은 것을 보면 그렇다는 것을 너도 이해할 거야.


배를 타고 다른 나라를 가 보면, 우리처럼 그렇게 입시에 목숨을 걸지 않고 살아가는 나라가 대부분 인 것을 알게 되지..


아빠가 "비행기를 타고"라고 말하지 않고 "배를 타고"라고 말을 했는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단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에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별로 없어. 그리고 도착해서 눈에 보이는 것은 겉모습뿐이거든.


요새는 배 타고 외국 가는 사람이 없겠지만, 아빠는 첫 외국여행이 배 타고 갔기 때문에 그 의미를 잘 알아. 배를 타고 가는 며칠간의 시간은 기대로 설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거든. 그리고 배에서 보이는 그 나라의 모습을 계속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단다. 그리고 배에서 내리면 조금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깊은 부분이 보이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이지.


너의 지금의 목표는 무엇이니?


너를 볼 때 아직은 삶을 누리는 입구에 들어와 있다고 아빠는 생각하고 있단다. 앞으로 네 삶에 갖추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를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야. 세상이 워낙 분주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시간이 여분으로 너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아니잖아?


이루어지는 것이 많으면 즐거울 수밖에 없는 것이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루어지는 것, 다시 말해서 성취하는 것은 순전히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야. 복권 당첨으로 얻어지는 수익은 번갯불처럼 순간적인 기쁨은 줄 수 있지만, 행복해지지는 않지. 행복은 성취가 되었을 때 얻어지는 것이거든(주 1)(주 2)


네가 경험했던 것처럼 목표에 의미가 있을 때, 그 기쁨이 말할 수 없이 크고 오래가지. 삶에 그런 목표가 있어야만 행복한 삶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너는 지금 네 삶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니?


분명히 네게는 너의 목표가 있을 거야.

그래서 아빠가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것은 그 목표 자체가 아니라, 목표의 의미에 관한 것이야. 어떤 의미를 갖는 삶을 목표롤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지.


오늘 뉴스를 보니 프란체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나오더구나.

아마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삶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가지고 있을 거야.

교황의 이름은 존경스러운 성인들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거의 원칙이 되어 있단다. 그래서 베드로나 바오로(바울) 요한과 같은 이름을 가진 교황들이 많지.


그런데 프란체스코 교황의 이름은 지금까지 교황의 이름으로는 택해진 적이 없는 것이었단다.

사람들은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코처럼 사치를 멀리하고 소박한 뜻을 계승하겠다는 교황의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들을 했단다. 그런데, 최근의 자선전에서 교황은, 교회의 화합을 위해서 그 이름을 택했다고 하는구나. 더 자세한 것은 네가 조사해서 알아보기 바란다.


내가 너에게 교황과 같은 위대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야. 위대해져야만 삶이 의미 있어지는 것은 아니거든. 다만, 교항의 삶이 의미가 깊었기 때문에 예로 든 것이지.


의미 있는 삶이란 것이 어떤 것일까? 이 질문을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삶에 적용하려고 해도 '의미'있는, 가치 있는 삶을 이룬다는 것이 쉽지 않아. 어렵기 때문에 추구해 볼만하겠지?


의미 있게 사는 모습이란


몇 가지 의미 있는 삶의 예를 너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셀 수 없이 다양하고, 그 가운데에는 가치 있는 삶의 모습도 다양해.

그렇다 하더라도 아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 주고 싶은 말들이 있어.


가치 있는 삶, 의미 있는 삶


첫 번째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거야.

영향력이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야.


요새의 비즈니스 모습을 보면 극단적인 수익창출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 보이지? 거리에 나가보면 광고로 가득 차 있잖아? 하늘에도 건물에도 벽에도 나무에도 길바닥에도. 달리는 버스에도, 택시에도. 심지어는 입고 다니는 옷에까지 온통 광고야.


조금도 즐거움이 보이지 않는 광고지. 아름다움이란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아. 누구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안 보이지. 행복할 수가 없는 우리의 환경.


긍정적인 마음 가짐이 첫 번째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행복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단다. 물론 광고에서는 전혀 안 보이지만 말이야.


요새는 버스를 타면 기사분이 "어서 오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 택시를 타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본단다. 그런 인사를 받으면, 나도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하고 있지. 이게 습관이 되다 보니, 버스를 탈 땐 무조건 인사를 하게 되지, 무뚝뚝한 기사분이 때때로 아무런 응답이 없기도 하지만 관계없어. 내 인사받고서 화날 일은 없을 테니 말이야, 안 그래?


이 분들의 마음속에는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보인단다. 차가 완전히 정차된 후에 일어나도록 차분히 이야기해 주곤 하시지. 얼마나 좋은 일이니? 소박하지만 행복을 전하고 있는 것 아니겠지?


이런 긍정적인 모습은 마음먹었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마음속을 다지는 연습이 필요해. 그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단다.


삶의 목표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사소한 것을 말한다고 실망할는지 모르겠구나. 그렇지만, 이런 마음가짐처럼 삶을 즐겁게 해 주는 것도 드물어. 이런 마음이 자리를 잡으면 건강하고 오래 살 수가 있거든.


물질의 풍요만으로는 행복하기 쉽지 않아

대 재벌들 가운데 현역에서 물러난 후 얼마 살지 못한 분들이 적지 않아. 그분들이 뭐가 없어서 수명을 연장하지 못했겠니? 마음의 문제 때문에 오래 살지를 못한 거야.. 고통스러운 마음은 몸을 망가뜨리거든.


재벌들 가운데 장수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의 인생철학을 보면 배울 점들이 참 많아. 그분들은 검소하고 소박하면서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이 유별났던 분들이야. 그 자손들도 그 정신으로 후계를 잇고 있기 때문에 기업도 튼튼하지.


배려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이 되는 가장 기본은 '배려하는 마음'이야.

우리의 마음이 요동칠 때를 생각해 봐, 마음속에 처음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니?

"왜!"라는 것 아니니? " 너 왜 그래? 왜 그럴 수 있어?"

이런 마음이 있는 한 결코 긍정적이고 편안함을 얻을 수는 없지.


그런데 말이야, 말이라는 것은 어미(語尾) 하나가 달라지면 뜻이 전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왜 그래"와 :왜 그럴까?"의 차이를 보자. 앞의 것에서 배려라는 것을 찾을 수 있니? 그러나 뒤의 것에서는 배려하는 마음이 보이지? 상대방의 입장, 상대방의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지.

이렇게 마음을 갖는 순간, 넉넉하게 되지, 마음이.


긍정적인 것은 전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아. 아주 간단해.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을 하면, 그것이 긍정의 길로 너를 이끌 거야.

인생의 계획을 원대하게 세우는 것보다 사람들을 마음에 품고 배려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거야.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것은 좋은 일이야.

그리고 그 마음속에 많이 벌어야 하는 목적이 뚜렷해야 하지.

뭘 할 건지를 말이야.

그때, 목적 속에 배려하는 마음이 반드시 심어져야 해.


그렇지 않다면 너 역시 하늘에도 광고를 할 것이고, 벽에다도 광고를 할 거야.

달리는 버스에도 광고를 하고 싶어 질 것이고, 택시에도 하고 싶어 질 거야.

빈 공간만 보이면 "광고 광고"라고 머릿속이 가득해질 것이 틀림없어.


네가 원하지 않았더라도 네가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은 그렇게 변해버리고 말 거야.

그게 사람의 마음이거든.


그러나. 네 마음속에 '배려'하는 마음,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어떤 목표를 세우든지 반드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동안에 늘 즐거움으로 가득할 거야.


하늘에 광고를 하고 땅바닥에 광고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떠오르지도 않을 거야.


미루지 말고 그냥 해


그런 목표가 세워졌으면 실행을 해야지. 그때 중요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단다.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같니?

걱정이잖아? 두려움 때문이쟎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의 하는 모습을 좀 봐라.

그 애기들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지. 우리의 눈에는 위험한 것들도 그 애기들은 아무 생각 없이 만지기도 하고 , 입에 넣기도 하고 뒤집어쓰기도 하지.


그 애기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도전의 대상이야. 물론 그것을 도전이라고 하기는 적절하지 않겠지만, 두려움 없이 마주 대하고 있는 것이거든.


우리들은 뜨거운 물을 보면 델까 봐 두려워하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아래를 보고는 식은땀이 나.

해 보지 않은 일이 주어졌을 때,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가득해지지?

애기들에겐 그런 것이 없었잖아?


걱정, 두려움은 경험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지?


네 앞에 놓인 문제 가운데 네 손을 데일 것은 없을 거야, 네 손을 벨 칼이 있는 것도 아니지.

너를 두들겨 팰 깡패가 앞에 있는 것도 아니야. 아래가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 앞에 와 있는 것도 아니야. 그렇지?


그럼에도 이런 걱정 저런 걱정, 이런 두려움 저런 두려움으로 마음먹은 것을 실행하기를 주저하기 쉽지. 그 마음은 네가 경험을 통해서 얻은 거야.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두려워하는 거지. 그러나 애기는 그런 두려움이 없지.


애기가 위험에 처할 일은 아빠 엄마가 사전에 주의 깊게 보호해 주고 있지? 너는 네가 스스로 너를 보호할 수 있는,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있잖아? 그렇다면 애기들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는 것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거야, 이해되지?


의미 있는 삶은 이렇게 배려와 도전으로 얻어지는 것이야.

너는 잘해 나왔고, 앞으로는 더울 잘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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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행복의 완성, 조지 베일런트 지음

주 2) 그럼에도 삶에 예라고 답할 때, 빅터 프랭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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