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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시작하기를 잘했다

위대한 시간으로 변화되는 작가의 삶들

by 오성진

브런치에서 처음으로 작가로 불리기 시작했을 때, “작가”라는 자랑스럽지만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함께 주어졌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내가 작가가 되다니.


국가고사에 합격을 하여 치과의사가 처음 되었을 때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시작했지요. 교수님이나 선배가 부를 때는 “오선생!” 하고 불렀기 때문에 존대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여전히 아랫사람이라는 생각이 커서 호칭이 부담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간호사나 환자들로부터 “선생님!”이라고 불릴 때는 낯간지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지요. 그 느낌은 오래 이어졌습니다.


호칭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거기에 걸맞도록 갖추어야 할 것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자기 연마를 하게 되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호칭에 익숙해지는데, 스스로도 걸맞은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어색함도 없어져 갑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저씨!”라고 불리기도 할 때는, 아주 묘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그런 호칭을 받기엔 아직 부족한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브런치를 시작하길 잘했다.”


브런치의 많은 작가들이 자주 말하고 있는 말입니다. 나도 요새 그 말에 깊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죠.


처음에는 호칭에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을까로 많은 부담을 느꼈지만, 늘 작가라고 불려지는 덕분에 내 글의 수준에 관계없이 “아, 이제 작가로 불리는구나!”라고 하는 엉성한 마음 덕분에 어느새 “나는 작가!”라고 생각하게 되어 갔습니다.


나의 삶에 대한 경험을 작가가 된 덕분에 책들을 읽어가면서 내 생각을 세울 수 있었고, 그것을 글로 써서 올리면서 공감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점점 글 쓰는 자신감도 올라갈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전문적인 내용들의 글을 써 나가시는 작가님들의 피드백은 나를 더 살펴보게 되고, 분발하는 촉진제가 되어 왔습니다.


올해 1월 18일, 위대한 시간이라는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위대하다”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무엇이 위대한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고, 많은 작가들과의 줌미팅을 통한 교류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목표는 하나, “유산을 글로 남기자”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거의 매일을 배우고 익히고 교류하면서 반년을 지내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에 가졌던 “위대함”에 대한 의심과 궁금증이 하나 둘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글을 잘 쓰자는 프로젝트로 생각을 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삶을 바꾸는 위대한 프로젝트라는 마음이 점점 커갔습니다.


삶을 의미 있게 살고 싶어서 시작한 브런치 작가로서의 생활이,

나 중심의 삶에서 공동체 중심의 삶으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고,

변화는 빛의 속도로 바뀌어 갔습니다.


남자는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 속에서 자라왔지만, 그 가르침은 삶을 변화시키지 말고 그대로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새기도록 하는 제도였다는 것을 이번에 깨닫고, 울 수 있다 것이 삶에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 왔습니다.


모일 때마다 쏟아지는 눈물들은 그동안 얼마나 좁은 가슴으로 살아왔던가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자기 자신 안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능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누르면서 살아왔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그것이 깨어지는 경험이었던 것이죠.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에너지로 자신의 의식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주 1)


위대함이란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참여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님들은 이 경험을 했던 것이죠. 누구의 가르침이 아니라 함께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기를 돌아보고, 뒤에 따라 올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생각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 첫 열매가 곧 책으로 출간이 됩니다.

열두 분의 브런치 작가들의 치열했던 시간들이 “엄마의 유산”으로 세상에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져 갈 것입니다.


작가라는 호칭에 어색함을 느끼면서 작가에 걸맞은 자신이 되고자 참여했던 위대한 시간.

올해는 각자의 삶에 영원히 남을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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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의식혁명, 데이비드 호킨스 저, 이종수 역, 한문화,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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