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무거운 주제라고 느껴지실 겁니다. 사실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언젠가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마주 대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들과 게임기
아이들이 게임기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 어머니들은 그것을 빼앗고 싶어 지지요?
아버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만, 어머니를 언급한 이유는 어머니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까요.
신나게 놀고 있는데, "그만해~~~!"라고 압박을 하기 시작하면 아이들 마음속에서는 공포심(?) 때문에 오락기를 놓게 됩니다. 절대로 자발적으로 하는 행동은 아니죠.
자발적이지 않은 것은 즐겁지 않다는 것이죠.
즐겁지 않은 일은 하기 싫은 것이 본능입니다.
그런데 오락은 즐겁거든요. 왜요? 행복호르몬 도파민으로 즐거워지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 집에서 "얘, 뭐 하니? 너무 늦었어, 어서 들어오너라"라는 전화가 오면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매우 아쉬워집니다. 만약에 "네가 좋아하는 대로 해"라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백 퍼센트 함께 오랫동안 있는 것을 선택할 겁니다. 행복 도파민 때문이죠.
도파민이 쏟아지면 왜 행복해질까요?
당연하지요. 행복하게 해 주는 호르몬이니까요.
의미란 무엇일까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사는 것을 즐겁게 해 주는 것입니다.
의미는, 다른 말로 하면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사전적 해석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언어라는 것은 인간이 창조한 것이고,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너무 사전에 나오는 것만으로 뜻을 생각하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찾지 못하기 쉽습니다.
보통으로는 '뜻'이라는 단어를 '의미'와 동일시하고 있습니다만,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삶에 깊이 관여하는 문제를 다룰 때는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철학자의 책을 읽는다고 그 의미를 자기의 것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행복한 길을 찾기도 전에 지쳐 버릴 테니 말이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기 힘든 말들로 가득 채운 글을 쓰고 있으니 누가 읽고 싶겠습니까?
(그래도 읽을 수 있게 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길이 넓어질 것입니다)
삶의 의미라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오락이 그날을 사는 이유가 됩니다. 오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즐거운 일(=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운동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내는 것에 관심 없다면 그것이 자기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서울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자기와는 너무도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수석졸업자가 자기에게 주는 의미는 별로 없습니다.
삶의 의미는 개별적입니다. 각 사람에게 모두 다릅니다.
다만, 삶을 살기 위해서 의미를 가져야 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것입니다.
자기가 지금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의미를 찾는 것이죠.
어떤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지금 살아야 하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나타난 모습은 행복하고는 거리가 있다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은 그 사람으로서는 행복으로서 받아들여지는 것이죠.
나의 아이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구하는 것은, 그 아이에 대한 사랑(=행복)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세계 신기록을 향해서 고된 훈련을 하고 있는 그 당시는 매우 고통스럽습니다만, 그 후에 주어질 기쁨(=행복)이 그 과정을 견디게 해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한 순간은 삶의 의미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허망한 것이 삶이라는 생각이 들겠죠.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생각으로는 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같이 있었던 시간들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가를 기억하게 되고, 앞으로의 삶을 더 의미 있게 삶으로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갈 겁니다.
미래를 꿈꾸던 시절의 내 삶의 의미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 문과로 갈 것인가 이과로 갈 선택 해야 하지요?
나는 원래 수학도 좋아하고 물리학도 좋아하고 생물학도 좋아해서 이과형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문과를 선택하고 싶게 하더군요.
결정된 방향은 이과가 되었습니다.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죠.
(안정된 직업을 가지라는 뜻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렇게 해서 2학년을 이과반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3학년이 되기 직전에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문과로 진학하겠다고요.
다행히도 어머니께서 이해해 주셔서 문과반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께서는 외국에 계셨습니다)
그런데, 입학원서를 내야 할 때, 어머니가 어찌나 나를 설득하셨는지, 다시 이과로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진아, 아버지 친구 정교수님 있잖아, 그 딸이 이번에 치대에 응시한단다. 너도 치대 응시하거라"
그러면서 그 친구 교수님과 저녁을 함께 하는 기회를 만드셨습니다.
교수님 딸은 본 적도 없고, 내 진로를 결정하는 데 그 사람의 선택을 참고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고집을 피웠죠.
하지만 두 분의 단호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자,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대학에는 합격을 했는데,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수업은 빠지면서 법대나 사범대 수업에 가곤 했었죠.
당연히 학점이 나오지 않아서 학사경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요.
시골의 할아버지에게 학사경고장이 왜 전달되었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온 가족이 걱정을 했습니다.
나는 불효하는 것을 좋아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원래의 자리로 갈 수밖에 없었지요.
"어차피 해야 할 것이라면 성공을 하자"라는 마음으로 대학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쉬움이 늘 있었지요.
나의 아쉬움은 대학시절의 동아리 활동으로 많이 채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6년간의 치과대학 과정을 통해서 익혀 온 것이 조금은 미래의 꿈의 자원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내 평생의 직업, 어쩌면 천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가장 즐거운 일이 되었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살아가면서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일들만 한 것은 아니지만, 하고자 했던 일들, 그리고 주어지는 일들이 열매들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이지만 해야만 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그 일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그 의미란, 이 일과 나의 미래를 연결 짓는 것이었지요.
그 일들을 통해서 나의 미래의 능력이 커져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지금의 자라나는 세대를 생각하면서
나의 경험을 통해서도 확실하게 원하는 것이 아니면서 선택해야 했던 것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모님은 내가 이과를 택하는 것이 행복한 길이라고 확신을 하셨습니다.
나의 성장기 중의 모습을 보시면서 확신하신 것이죠.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형제들도 모두 의학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을 것입니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삶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 것 같습니까?
아이들의 소양과 꿈에 대한 관심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현재 사회의 평균적인 생각만을 따라가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실패하면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주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패한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식적으로는 알면서도
부모도 자신의 실패를 부끄럽게 여기고, 아이들의 실패까지도 부모의 부끄러움으로 여기기 때문에
실패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한 성취감을 경험하지 못하고, 단지 부끄럽지 않기 위한 마음만을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진정한 삶의 즐거움 그냥 누리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극복해 나가는 즐거움, 성취하는 즐거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뇌의 입장에서 본 사고력의 발달
인간이 어떤 행동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 내는 곳은 뇌의 전전두엽 피질입니다.
그 부분은 20세 중후반에 완성이 된다고 합니다.
최근의 연구에는 32세에 완성이 된다고 하는군요.
성장이 되어가야 할 기간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아이의 전전두엽 피질은 평생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런 아이들은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 다시 말해서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학업 이외의 활동이 삶의 의욕을 증진시킵니다
적극적인 삶을 위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오고 있는 안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교수에 의하면, 학생시절에 특별활동을 많이 한 학생들의 학업성취의욕이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주 1)
특별활동을 2년 이상 꾸준히 한 학생의 경우는, 그가 어떤 활동을 했는가과는 관계 없이 대학을 졸업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학업 성취능력도 높고, 사회 진출후에도 직장을 이리 저리 옮길 확률이 매우 낮으며 성공적으로 살아갈 확률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나의 경우도 학생시절에 매년 농촌봉사 활동을 했고, 학생회 활동등을 많이 했는데, 그것이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 1)그릿(GRIT), 안젤라 더크워스,김미경 옮김, 비즈니스북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