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어떤 생각이 떠올라 글을 쓰겠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도 백지를 앞에 두고 한참을 쳐다본다. 거기에 단 한 개의 점이라도 찍을 수 있다면, 그 점이 어떤 의미를 가져 생명력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면… 그런데,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뜻과 의미가 결여된 글은 쓰지 않는 게 낫다. 자신의 심중에 있는 좋은 생각이 되었든 부정적인 내용이 되었든 중요한 것은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 목표와 타깃을 정하되 그 목표와 타깃 자체가 글쓰기의 이유가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한때 그랬다. 백지에 점 하나조차 찍을 수 없었다.
‘까짓 거 점 하나를 왜 못 찍냐’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비꼬는 투로 말한다 해도 이해한다. 머리가 텅 비어서가 아니라 가슴이 꽉 막혀서 그랬던 것 같다. ‘가슴이 꽉 막혀서…’
태어나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국어 작문 이외에는 글쓰기를 누구한테 따로 배워본 적도 없고, 특별히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서점에 넘쳐나는 글쓰기 코칭 서적들도 별 흥미가 없었다. “‘왜 글을 쓰는가?’를 왜 생각해야 하지?’ 그럴수록 탈모만 심해진다.
어떤 책에 보니 혼자 써서 서랍에 넣어두고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 글은 글이 아니라는 문구를 봤다. 그럼 그건 글이 아니고 그림인가? 타인에게 내보여 읽히지 않으면 글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쓴 사람이 글쓰기 코칭을 하다니. 순간 신뢰가 사라졌다.
그럼 공부 잘하는 학생만 학생이고 공부 못하는 학생은 학생이 아니란 말인가? 열 명의 사람이 있으면 열 가지의 생각이 있는 것이고, 두 사람이 있으면 두 가지 생각이 있으며 한 사람이 있으면 그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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