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회귀 - 정치·사회편
다음날 아침, 잠을 너무 못 자서 눈앞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만 같은 데도 골초답게 터벅터벅 옥상으로 걸어 올라갔다.
기지개를 켜며 이게 도대체 가을인지 여름인지, 이상한 날씨를 생각하며 멀거니 먼 산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부다당’ 하는 굉음이 울렸다. 깜짝 놀라서 내려다봤더니 그 양아치가 오토바이에 걸터앉아 시동을 걸고 앉아 있는 것이다.
‘뭐냐? 저 놈 분명히 새벽에 잡혀갔는데…’
맞다. 분명히 그 도화지 양아치였다. 게다가 주인아저씨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도록 바짝 붙여서 주차해두었던 오토바이에 올라타 있었다.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동네 사람들 다 보란 듯이 엑셀을 몇 번 당긴다.
‘부다다당 부다다당…’
‘헐~!’
정말 이럴 때 딱 맞는 말이다. 정상적인 말은 아니지만 저절로 튀어나왔다.
‘그럼 정말로 뒤에 대단한 빽이라도 있는 모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동네 사람들은 아무도 놈에게 항의하지 못할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랬다고, 눈 뜨고 못 봐주겠으면 가난한 형편이지만 어디 다른 곳을 찾아 이사 가는 수밖에.
이게 바로 놈이 소리소리 지르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법과 원칙은 얼어 죽을!
하기야 대통령도 막 욕설하고 아니라고 잡아떼는 판국에 양아치가 욕 좀 했다고 잡아 가두지도 못할 테고, 남의 것 빼앗아 자기 것이라고 우겨 학위까지 받고 여러 사람 피눈물 흘리도록 주가조작을 했어도 조사 한번 받지 않는 진짜 권력자도 활개 치는 마당에 저런 양아치 하나가 방방 뛴다고 놀랄 일도 아니다.
그저 깊은 한숨만 나온다. 잠 못 자 충혈된 눈이 더 뻑뻑해진다. 힘없고 나약한 서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올려다본 하늘은 미세먼지가 가득해 뿌옇다. 답답한 모양새가 꼭 내 마음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