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올 거예요>를 읽고 #3/5

세월호 참사는 결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by 마지막 네오

달리 맞는 단어가 없어 사용했다는 ‘생존학생’, ‘유가족’이라고 불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부터, 겨우 살아남았거나 또는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이 되려 매도자들과 언론 등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현실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충분히 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 명백한 참사임에도 모든 사안이 국민적 분열과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 또 진실을 감추려는 기득권 세력과 거기에 기생하며 받아쓰기만 하는 썩어빠진 언론매체의 행태, 그런 허위 가짜뉴스에 휘둘린 다수의 삐뚤어진 시선과 행위로 또다시 상처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들의 현실이 암울함 그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와 너무나 괴롭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헤집었다.

도대체 인간 잔악성의 끝은 어디인가? ‘국민만 생각하고 국민만 보고 간다’는 말의 ‘국민’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말하는 것인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하는 나라가 나라라고 할 수 있는가? 생명과 인권에 대한 외침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배가 기울어 가라앉는 동안 구조해야 할 사람들, 구조를 총괄해야 할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했던가? 그 많던 공무원들은 왜 구조보다 보고서 작성에 열을 올려야 했나? 언론은 왜 ‘전원 구조’와 같은 가짜뉴스를 저질러 더 커다란 고통을 만들어 냈는가?


우리 헌법에도 제2조 2항에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제34조 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건만, 그날 국가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말이다. 많은 질문들이 이어지는 동안 슬픔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건 침묵할 일이 아니라 분노해야 할 또 다른 형태의 ‘국가폭력’이자 ‘학살’인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자국 군인들에 의해 수많은 국민들이 억울하게 죽어갔어도 결국에는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전두환은 마지막으로 남긴 회고록*에서조차 반성은커녕 자신의 죄를 부인하고 민주화 세력을 비난했다.

이처럼 가해자는 경호까지 받으며 호의호식하다가 생을 마감하고, 피해자들은 죽을 때까지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 비참한 현실을 이제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세월호 참사도 결국 책임져야 할 사람 중에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까지 제대로 밝혀진 진실 또한 아무것도 없다.**


* 참고 : "전두환, 회고록 통해 5·18 역사 왜곡" 항소심도 배상책임 인정. (연합뉴스. 2022.09.14.)


** 참고 : "세월호 참사 아직 밝혀진 것 없어"‥ '사참위 종료' 입장 발표. (2022.09.06. MBC뉴스)


여전히 진실을 밝히지 않은 대통령의 7시간.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최초 신고는 아침 8시 50분 경이라는데 정오가 한참 지나서야 나타난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며 그때까지도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또한 대통령을 배출했던 정치세력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온갖 방해와 망언을 일삼았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는 2017년 3월 탄핵되어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으나, 2022년 8월 현재 가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것은 세월호 침몰 방조와는 상관없는 여타 다른 죄목에 의한 것이다. 가석방 이후에도 여전히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정치도 사회도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다시 권력을 잡은 기득권 세력은 총체적 경제위기에도 밥그릇 싸움에 정신이 없고, ‘전원 구조’ 오보로 아픔을 배가시켰던 언론 또한 새로운 권력을 칭송하기 바쁘다.

법은 어떤가? 검찰이나 경찰은? 모두 권력자들의 창과 방패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이렇게 밝혀진 것도 변화된 것도 하나 없는데 ‘이제 지겹다, 그만하라’ 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자기 자식들에게 벌어진 일이어도 과연 그렇게 말할 것인가? 나는 내 가족에게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내가 살고 있는 나라고, 내 이웃의 일이며, 내 가족이 생활하는 사회이므로 할 말은 해야겠다.


(#4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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