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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Dec 06. 2022

시가 되어버린 내 마음

나의 오래된 노트

나는 이 큰 도시에 사는 작은 아이

너는 먼 작은 마을에 사는 예쁜 아이


나는 별이 되고픈 소년

너는 꽃이 되고픈 소녀


나는 진실로 널 사랑하는 별

너는 별을 바라보는 눈동자


나는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걷고

너는 소박한 낙엽 쌓인 길을 걷고


나는 언젠가부터 가슴 가득 널 채웠고

너는 언젠가부터 마음 가득 날 그렸고


나는 어느 사이 꿈속에서 널 만나고

너는 어느 사이 밤차 유리창에 기대 있고


나는 일기마다 네 이야기를 쓰고

너는 편지마다 내 이름을 담았고


나는 곧 너로부터…

너는 곧 나로부터…


나는 눈을 좋아했고

너는 눈과 더불어 태어났다.


나는 사랑을 만들고

너는 애정을 만들고


나는 그리움을 쌓고

너는 외로움을 갖고


나는 모두 널 주고…

너는 모두 날 주고…


나는 네 아픔까지,

너는 내 방황까지


하지만 우린 불행하였다

지금까지 너와 나는 구분되어

늘 하나이길 바랐다.

실망도 눈물도 허락할 수 없다

사랑한 크기만큼 아프면 안 되니까

그렇게 마음먹고 살아왔건만.


우리 서로 믿음을 갖자

내 마음이 변할 때는

달이 뜨고 지다 닳아 없어질 때다

그러니 우리

하늘님도 떼어낼 수 없는

그런 사랑을 하자.


(1988.1.9. 作)




(1987년 11월 이후, 어느 날부터 쓴 <나의 오래된 노트>에서 꺼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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