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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Dec 07. 2022

사랑하는 사람아

나의 오래된 노트

사랑하는 사람아

아직 다 못한 사연 남기고 어디로 갔는가?


길 수 없었던 지난 시간

아쉬워 울지도 못하는 마음으로,

짧지 않았던 지난 기억

아쉬워 웃지도 못하는 심정으로,

잡지 않고 보냈으며

울지 않고 떠나갔건만,

눈물의 의미

채 만들기도 전에

소리 없이 굴러 가슴을 도립니다.


이제 지난 시간

아쉬워해봤자 헛일임을

가슴으로 느끼고 살점으로 느끼는데,

심심찮게 고동치는 슬픔은

아무런 힘 줄 수 없는

무능함을 증오하기 때문이라.


사랑하는 사람아

불꽃으로 사랑하리까 목숨으로 사랑하리까?


그대 버리고 사라진 기억

주워 모으며 살게 하지 마소서

그대 흘린 눈물

깊이 담아가며 사랑하겠나니

고달픈 존재를 사랑해 주시고

뒤돌아봐 주소서


타인들은 모르는

많은 무언의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 까닭에

무심히 지나는 일상이 되고 만다면,

아플 때는 담담히 말해 주오

나로 인해 그대 아프다면

내 사랑 의심하고 고쳐 바로잡는

계기가 될 뿐이리니.

눈으로 볼 것이오

감각으로 느낄지니

사랑이 얼마나 강한지를,

이 세상은 말입니다.


별이 뜨고 집니다

모두가 뜨고 지기를 바라지만,

그대 기억 속 나는 늘 떠 있어

그대 마음속

환하게 밝혀드릴 것입니다.


(1988.1.27. 作)




(1987년 11월 이후, 어느 날부터 쓴 <나의 오래된 노트>에서 꺼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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