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노트
누구나 사랑할 자격은 있지만
누구나 이별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그것은 자유지만
이별하는 그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그것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이별하는 그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사랑할 땐 겨울도 봄과 같지만
이별할 땐 봄도 겨울처럼 느껴집니다.
사랑할 땐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지만
이별할 땐 용서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지요.
사랑할 땐 웃으면 행복하지만
이별할 땐 웃어도 눈물만 흐릅니다.
부디 사랑을 위해 사랑하였거든
이별 또한 사랑을 위해 해 주세요.
그리하여 이별이 사랑하는 것보다
더욱 어렵다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알 수 있게 해 주세요.
(1987년 11월 이후, 어느 날부터 쓴 <나의 오래된 노트>에서 꺼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