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노트
어두운 찻집 구석 자리에서
어색하게 앉아 바라보던 그 소녀
짧은 시간 아쉽게도
먼저 일어나 떠나버린 그 소녀
하얀 얼굴 여린 미소로
이별을 알리던 그 소녀
헤어지는 아쉬움에
가만히 손을 내젓던 그 소녀
왠지 잡고 싶은 마음 하늘만 한데
말 한마디 못하고 보낸 그 소녀
그 후 내 찻잔 안에 남아
쓸쓸하게 미소 짓던 그 소녀
홀로 된 후 슬퍼 울먹이면서
생각 속 가득했던 그 소녀
그리움을 알게 된 어느 날
늘 함께 떠오르는 그 소녀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무슨 사연 만들며 살까?
오늘도 떨군 고개 아래 흐르는
귀여운 미소 그리는
이름도 모르는 그 소녀.
(1987년 11월 이후, 어느 날부터 쓴 <나의 오래된 노트>에서 꺼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