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칼을 꽂고 걷다
동짓날 찬 바람에도
보일러 켜기 무서워
밤하늘 올려보며 한숨 지면
하얀 입김만 하늘에 서린다.
물가 오름세
단두대 칼날처럼
허공 높아질수록
떨어져 나갈 모가지들,
세상 물정 모르고
잠든 딸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 칼날 받아내
이 아이 편히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소망일 수 있으리.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가슴에 칼을 꽂고 내딛는 걸음
칼바람 맞서 걷는
자식 잃은 부모 앞에
칼날을 핥으며 비웃는 존재들.
아직 하늘에 있는 거대한 칼날
떨어져 내리쳐주길 바라는
이 심정,
하늘은 관심이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