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시작하기에 앞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by 마지막 네오

01. 시작하기에 앞서


음악에 대한 글이 될까? 아니면 사람에 대한 글이 될까?


그러기엔 나는 음악을 너무 모른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음악을 배울 기회는 없었다.

가난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나랑은 관계없는 아예 딴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콩나물 대가리 읽는 법조차 모른다. 학교 음악 시간의 이론 수업은 음악에 관심이 있던 아이도 음악이 싫어지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악기라면… 음… 피리?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웠던 피리도 지금 불어보라면 제대로 불지 못할 것이다.

그럼, 음악… 그중에 한국 대중음악에 대해서는 뭘 좀 아나?

흠… 거기에 대한 대답도 자신 있게 답하긴 어렵다. 가끔 전문가들의 글을 읽어볼 때면, ‘우와~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걸 다 알고 있나?’ 하며 놀랄 뿐이다.


그들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부터 흐름과 과정을 옆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기에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것이라 예상한다. 그뿐 아니라 노력과 열정을 더해 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연구했을 것이다.

그런 경험은커녕 산동네 골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음악이 전부였던 나로서는 감미로운 음악에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것이 전부다.

그 상상은 날개를 달고 하늘 너머, 저 미지의 어딘가로 마음껏 날아다니곤 했다. 아마도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음악을 그렇게 좋아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는 천성(天性)이 있는 모양이다.

어떤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려서부터 음악 듣기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숫자 계산을 좋아한다. 또 어떤 사람은 공차기를 즐기고, 어떤 사람은 웅변과 토론하기를 즐긴다. 또 다른 누군가는 노래하기, 춤추기, 스케이팅, 산 타기 등등. 누가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즐겁게 하고 싶어서 하는 무엇인가가 있기 마련이다.


천성이 뚜렷하면 다행인데, 문제는 잡식성인 사람이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서 다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 다 알고 싶은 사람. 사실 그런 사람은 의외로 세상에 많다. 아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사람은 그런 부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궁금한 것도 많고 지적 욕심이 많은 사람에게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경제적 지원 또는 훌륭한 스승이 더해진다면 엄청난 업적이 남을 수 있다. 한 번 더 걸러서 잡식성이고 지적 호기심은 넘쳐나는데, 가난하고 배경도 없고 인맥이나 상황도 여의치 않은 사람… 삶이 고달프다.


정리하면 나는 음악 이론이나 전문적인 의견을 개진할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쓰기 어렵다. 그러면 사람에 대한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에 대해 쓰는 일이지 않을까? 나 자신도 잘 모르는 판국에 다른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 게다가 적어도 그 사람을 만나 겪어봐야 하는데, 지금 내가 쓰려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글로 이야기를 풀어가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뚜렷하게 정하기 어렵다. 다만 딱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나는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듣고 받은 느낌, 감정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알고 있다. 바로 그 부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인터넷의 시대, 정보 홍수의 시대가 아니던가! 늘 그래왔듯, 책과 정보의 도움을 조금 받기로 한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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