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첫 앨범을 닫으며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by 마지막 네오

04. 첫 앨범을 닫으며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 앨범 「봄여름가을겨울」은 1988년 6월에 발매됐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이외의 곡은 있는지도 몰랐고, 그마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듣게 되었다.

당시에는 가수 앨범을 사서 들을 만한 금전적 여유도 없었고, ‘문화생활’이라는 건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노래라는 건 그저 라디오에서 나오는 대로 들으면 그만이고, 정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리어카에서 불법으로 복제해서 파는 테이프를 들어야 했던 시절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 불법 테이프를 살 돈도, 테이프를 구동시킬 카세트 플레이어도 없었다. 오직 안테나를 쭉 뽑아 가능하면 높은 곳에 두어야 잡음이 덜한 라디오 한 대가 전부였다.


타이틀 곡인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는 6번째 곡이면서 가을을 의미한다. 이외에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 <방황>, <전화>, <보고 싶은 친구>, <12월 31일>,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주옥과 같은 곡들이다. 경쾌한 리듬감의 <혼자 걷는 너의 뒷모습>은 음악의 경쾌함에 비해 김종진의 목소리에 슬픈 음색이 숨겨져 있다는 인상을 받은 곡이다.

<방황>은 어딘지 모르게 김현식의 정서가 느껴지는 곡이다. 처절한 사랑의 아픔을 담고 있으며, 두꺼운 음색으로 거칠게 훑고 지나는 간주의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전화> 역시 <방황>과 비슷하게 도심의 연인들을 그려볼 수 있는 곡이다. 하지만 <방황>의 이미지와 정반대로 헤어진 이후가 아니라 설레는 순간을 담아냈다. 지금은 자취를 감춘 ‘공중전화’의 추억이 떠오른다.

<보고 싶은 친구>는 故 유재하를 그리는 곡이다. 유재하와 관련된 이야기는 차후에 따로 하기로 하겠다.


1집 앨범에 무려 세 곡이나 들어있는 연주곡 중 마지막 곡인 <12월 31일>은 제목 그대로 겨울을 의미한다. 이 연주곡도 다른 두 곡의 연주곡 못지않게 김종진의 수려한 기타 연주를 통해 애절한 멜로디를 그려내고 있다.

곡의 시작은 꽁꽁 얼어붙은 겨울의 강에서 시작한다.

찬바람이 불어 지나고 갈대들이 소리 내 운다. 작은 충격에도 깨질 것만 거울 같은 차가운 강 위에서 일제히 날아오르는 철새들. 그들이 하늘 멀리 사라지면서 시선이 하늘에서 천천히 대지로 내려오면, 이번에는 사람 없는 황량한 도시의 거리가 보인다. 코트 주머니에 깊숙이 두 손을 찔러 넣고 걸어가는 남자의 모습. 찬바람이 거칠게 쓰레기를 날리고 그의 뒷모습은 어둑한 도시 끝으로 저물어간다.


음악을 들으면서 내가 상상해 본 이미지다. 글재간이 부족한 탓에 느낌을 다 담아내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황량함과 처절함이 포인트다.


게리 무어(Gery moore)의 대표곡인 <Still got the blues>나 <Parisienne Walkways>를 듣고 있으면, 이것은 기타를 연주한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아! 기타가 운다. 처절하게 운다”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게리 무어의 묵직하고 강렬한 느낌의 처절함까지는 아니지만 연주곡 <12월 31일>의 기타 연주도 그런 먹먹한 느낌을 주는 울림이 있는 곡이다.


1집의 마지막 곡인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 역시 1집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를 갖는다. 현대를 사는 연인들의 이별 후 심정을 담아낸 도시 색이 짙은 곡이다.


이렇게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 앨범 전체를 살펴봤다. 다른 곡은 지나치더라도 앞서 소개한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내가 걷는 길>, <헤어지긴 정말로 싫어>, <거리의 악사>,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와 연주곡인 <12월 31일>은 꼭 들어보길 권한다.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1집의 <12월 31일>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가을)

- 김종진 작사/작곡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그래 나도 변했으니까
모두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하겠지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그래 너도 변했으니까
너의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한 거야
이리로 가는 걸까 저리로 가는 걸까
어디로 향해 가는 건지
난 알 수 없지만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 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 건
자기만 아는 이유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너도 나도 변했으니까
모두 변해가는 모습에
너도 나도 변한 거야
이리로 가는 걸까 저리로 가는 걸까
어디로 향해 가는 건지
난 알 수 없지만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 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 건
자기만 아는 이유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 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 건
자기만 아는 이유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1집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5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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