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연주곡이 더 좋은 이유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by 마지막 네오

15. 연주곡이 더 좋은 이유


앨범 재킷에 ‘나의 동반자 태관에게 이 곡을 바친다’라고 표기한 <외로움의 파도를 타고>라는 연주곡은 바로 이러한 5집 앨범의 특징이 가장 잘 표현된 곡이라 하겠다.

[봄여름가을겨울] 다운 따스함에는 ‘사랑’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우정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로울 때 떠오르는 친구의 얼굴, 그보다 더 벅찬 평온함, 행복감이 또 있을까!

‘동반자’라는 표현은 ‘친구’라는 표현보다 더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 곡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전태관이 먼저 떠날 것을 몰랐겠지만, 지금 다시 듣는 이 연주곡은 왠지 쓸쓸하다.


5집 앨범뿐 아니라 [봄여름가을겨울] 앨범의 특징은 앨범 하나하나마다 숨겨진 스토리와 김종진의 철학적 사고, 감성,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은 5집 앨범에서도 유효한데, [봄여름가을겨울] 다운 음악적 회귀를 상징하는 곡으로 <미인>을 선택한 것, <외로움의 파도를 넘어>가 5집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연주곡 <7년 만의 외출>은 마치 영화의 음악화(?)라고나 할까? 아름다웠던 젊은 마릴린 먼로의 모습에 어울리는 멜로디다.

연주곡은 음악의 멜로디만으로는 김종진의 음악적 표현 의도를 파악할 길은 없다. 따라서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 다양한데, 내 생각에는 아마 아름다운 마릴린 먼로의 모습을 그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연주는 전혀 퇴폐적인 색깔 없이 순수하게 이어지고, 상상되는 이미지는 도시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사는 젊고 활기찬 여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은 잘 아시다시피 1955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로, 빌리 와일더 감독,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코믹 멜로 영화다. 마릴린 먼로의 대표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릴린 먼로는 1926년 6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노마 진 모텐슨(Norma Jeane Mortenson)이다.

근래에는 비극적인 마릴린 먼로의 생애를 다룬 영화도 개봉했었다.

그녀의 영혼은 사망 이후 지금까지도 편안하지 못한 것 같다.

그녀는 여배우로서의 이미지와 더불어 세상 사람들의 편견에 의해 헤픈 금발의 섹스 심벌로만 널리 알려져 있다.

‘마릴린 먼로’를 대표하는 상징성(아이코닉) 하면 지금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지하철 환풍구에서 하얀 드레스 치마가 바람에 날리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연출된 그녀의 모습은 당시에도 많은 대중의 환호와 패션계에 파격적인 영향을 끼쳤다. 촬영 당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바람에 다시 뉴욕 맨해튼의 지하철역 근처에서 새벽에 촬영된 이 장면은, 대중에게는 상징적인 인상을 남겼지만, 그녀의 남편이던 조 디마지오와 이혼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릴린 먼로는 그녀가 연기한 백치미 금발의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배우다운 배우이길 희망했고, 여성 인권을 위한 여성운동가였으며, 피부색에 따른 차별을 반대하는 인권운동가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가 아닌 배우로서, 여성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그녀 자체가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마 진’이라는 그녀의 본명은 완전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노 마진(no margin)으로 연상된다. 그녀의 본명에서 연상되는 바와 같이 그녀의 가치에 비해 실체와 진실성은 많이 남지 않은 배우라는 생각이다.


연주곡 <7년 만의 외출>이 이런 마릴린 먼로의 생애에 대한 곡인지, 아니면 영화 내용의 느낌을 다룬 것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듣고 느낀 것을 제목과 연계하여 상상해 보면, 약간 낭만적인 멜로디로 울려대는 기타 선율에서 마릴린 먼로를 추모하며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연주곡을 더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느 방향으로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유도하는 가사가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더 다양한 방향으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주곡은 들을 때의 상황에 따라, 감정에 따라 매번 다르게 들린다. 하나의 정해진 틀을 벗어나 매번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마지막으로 느낌과 생각에 따라 오롯이 내 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도 좋다.


연주곡 <Daddy Wes> 역시 이런 흐름을 잇는 곡이라 하겠다. 이 곡의 제목에는 “Dedicated to Wes Montgomery”라고 쓰여있다.

기타 ‘하이럼 블록’으로 연주한 이 곡은 쓰여있는 대로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인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 1923~1968)에게 헌정하는 곡이다. 웨스 몽고메리의 기타 연주곡 몇 곡을 찾아 들어보면 이 곡이 왜 그에게 헌정하는 곡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6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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