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하는 이여
나를 붙들어라
거센 바람 앞에
나뭇잎처럼 흔들리는 나를.
벌거벗고 여기에 서 있다
고된 맨발로 여기까지 와 있다
그대 따스한 가슴에 안기는 꿈을
날마다 꾸며 여기까지 왔다.
모래 틈으로 밀려 내려가기를 수십 번
이제 암흑은 어디에도 없기를...
자유로운 노래는 그대 어깨를 감싸고
구름으로 꾸민 하늘을 선사하던 날
이제 미소로 답례하는 것일 뿐
사랑스러운 소망은 그대 꿈이 되기를...
어하둥둥 내 사랑이야
어하둥둥 내 사랑이야
사랑하는 이여
나를 바라보라
추녀 끝을 잊어버린
빗방울처럼 떨어져 내리는 나를.
손 닿는 곳 여기에 있다
그대를 소망하며 호흡하고 있다
순결한 마음을 끌어안는 격정으로
고이고이 간직하며 간절히 여기에 있다.
지옥을 떠돌기를 여러 해
이제 그대 품에 안길 수 있기를...
순수한 현실이 꽃 피고
깊은 슬픔으로 행복을 얻은 날
손 내밀어 잡아주면 그뿐
사랑스러운 그대는
미래를 향한 마법이 되기를...
어하둥둥 내 사랑이야
어하둥둥 내 사랑이야
사랑한다
사랑한다
진심으로 사랑한다.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