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오랜만에 비가 내렸어
길가에 피어나는
시원한 바람
거기에서 나 웃고 있었지
새로운 하루가 다가오고
하늘이 아름다워 견딜 수가 없었어.
녹슨 전등갓처럼 흔들리던 어젯밤
하늘 너머
정말 저 너머에 숨겨져 잊어버렸어.
사랑...
난 몰라
나도 똑같이 거짓말하는 거야.
열심히 살아갈 테야
땀 흘리며 충실할 테야
모든 인연이 나를 떠나가도
이제 외롭다고 울지 않을 테야
혼자서라도 나를 사랑할 테야
거기 어두운 곳에
홀로 남게 되던 나를.
열심히 살아갈 테야
영원히 사랑할 테야
사랑...
난 몰라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어도
우린 그거 모를 거야
하늘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하늘이 된들
변하는 게 없을 것만 같아.
이제... 아프지 않을 거야
네가 약속했으니
이제 아프지 않을 거야
그 믿음이 빛바래는
어느 날이 온다 해도
아프지는 않을 거야
행복해서 웃을 거야
미친 듯이!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