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아주 먼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이방인의 설움을 느낀다.
밤이 되어
지친 몸으로 전등 밑에 누웠을 때
하염없이 그리워지는 얼굴 하나 있다.
솔직함이 고난되는 세상은
마치 무한한 바다 같고
그 얼굴은 한가운데 있는 작은 섬이다.
안식처를 찾는 사막의 여행자가
목말라 쓰러지는 모습에 눈물이 흘러나온다.
비가 내린다
어둔 처마 아래
젖은 담배 연기
쓸쓸한 작은 방
창에는 빗물이 흐르고
밤은 깊어가지만
여전히 눈은 떠진 채
그리움에 사무친다.
지금쯤 무얼 할까?
내 생각 조금은 할까?
조금이라도 하고 있을까?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