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53

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by 마지막 네오

어드매 갔다 이제야 왔소

내 눈은 명태 눈알이 됐소이다

짧은 나날이라 하면 짧소마는

내 치맛자락은 깃발이 됐소이다.

저 먼 바다 한가운데에서

폭풍처럼 불어온 탓에

기다림은 눈물조차 남기지 못했지마는.

이제 됐소.

오셨으니 됐소.


어드매 갔다 이제야 왔소

내 가슴은 하얀 재가 됐소이다

꼭 잡아주는 손길은 믿소마는

내 어깨는 저울추가 됐소이다.

달빛 서슬 젖은 늑대울음

먼 여행길을 홀로

외길로 걸을 수 있었지마는.

이제 됐소.

이리 안아주시니 정말 됐소.


얼마나 울었을까 모르시오.

얼굴이 있어도 표정이 없더라면 어쩔까

손길이 있어도 사랑이 없더라면 어쩔까

시간의 간사함이 나를 울렸소.

이제 됐소.

이리 사랑하시니 이제 정말 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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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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