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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헥토르 Aug 19. 2018

야근 때 생각 17

시간: 17:30


하이퍼 리얼리티 사회. 

이미지는 실체를 부정한다. 

전쟁은 진짜 전쟁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우리 회사는 No.1을 외치고, 고객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 경영이념이라는 기치 아래에서 글로벌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이미지를 더욱더 고급스럽고 경쟁우위에 있는 듯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어마어마한 광고와 현금성 지원 금액이 고객과 함께 오고 간다. 그 모습 그대로 우리 회사 물건을 사가는 고객들은 인지하며, 머릿속에 이미지가 형성되어 관계를 맺어간다. 

공급자가 없는 소비자는 없고 소비자 없는 공급자는 있을 수가 없다.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때 우리 같은 공급자가 생겨난다. 우린 그래서 회사고, 회사는 우리를 소비하여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서 회사 안에서의 평범의 가치를 잔인하게 덮어버린다. 

하이퍼 리얼리티 된 우리 회사의 이미지는 우리가 개미처럼 일하고 있는 우리 모습의 진짜 모습을 이야기해주지는 않는다. 그저 소비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이미지만을 바깥에 보여줄 뿐, 열심히 생산하고 고민하는 우리의 평범성은 비참하게 뭉개지고 하이퍼 리얼리티에 왜곡되어 주변의 시선에 훌륭한 회사원으로만 비추어 질뿐이다. 

이 세계에서 난 전쟁이 전쟁이 아닌, 게임과 같은 전쟁. 난 ‘트루먼 쇼’에 나온 영화의 주인공이며, 조연이자, 관객 역할을 회사에서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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