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he Little Prince
"별 가지고 뭘 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안 해. 그냥 소유하는 거지."
"별을 가지면 뭐가 좋아요?"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는 게 좋지."
"부자가 되면 뭐가 좋은데요?"
"내가 다른 별을 발견했을 때 더 살 수 있지."
"그럼 그 별들로 뭐 하세요?"
"내가 별을 관리할 수 있지. 세고 다시 세고. 별을 은행에 둘 수 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작은 종이에 별의 개수를 적은 후, 종이를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그는 걸 뜻해."
"그게 다예요?"
"그거면 충분하지."
오늘의 잡생각
생각이 많아진다. 추억을 잘 새겨둬 저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맹목적으로 통장에 돈을 쌓아놓는 사람을 비판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애초에 문학 작품을 해석할 때 정답이란 걸 규정할 수 있을까? 물론 저자가 숨겨 놓은 뜻을 알아차릴 때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행간을 읽으려 굳이 애쓸 필요가 있나? 때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얘기가 한없이 가볍지 않고 울림을 줄 때도 있다.
왼손 쓰기 열흘째 날
11/10/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