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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구야, 조선 소년 세계 표류기

지은이: 김나정

by 꼬솜

<구야, 조선 소년 세계 표류기>

이 책은 김나정 교수님이 2014년 8월에 발표한 첫 번째 성장소설이다. <하멜 표류기>에 상상을 더해 하멜과 함께 떠나는 구야의 이야기. 총 6장으로 구성되었다. 소제목만 봐도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사뭇 궁금다.


프롤로그

1장 망망대해의 구야

2장 데지마의 돼지치기

3장 황금 히아신스호, 빌지의 쥐

4장 여왕의 복수자호, 해골 화가

5장 암스테르담의 죄수, 교수대에 서다

6장 구야, 구야를 그리다.


현재 2장 데지마의 돼지치기 부분을 읽고 있다.

몇 마디 쓰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그림 그려지는 표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아둔다.


일거리는 구석구석에서 빈대처럼 기어 나왔다

개구리 낯짝만 한 동네

횃불들은 반딧불처럼 까물거렸다

점차 눈이 어둠을 익혔다

빗방울이 갑판에 콩처럼 튀었다

콩팔칠팔 따질 새가 없었다

동네 칠푼이 같은 호랑이

자박자박 다가오는 죽음을 구야는 기다렸다

어둠은 낯익은 것들을 낯설게 둔갑시켰다

까무룩 잠든 구야의 꿈속

하늘의 별들은 쌀알 같았다

울면 허기지니 눈물도 삼켰다

어깨에 번개가 내리 꽂혔다

봉두난발에 알록달록한 머리털

오렌지빛 구름은 주스 비를 뿌린다

• 턱짓했다

• 마음은 점점 무거워져 갔다. 돌멩이로 꽉 찬 자루 꼴이 됐다.

• 떠돌다가 마음을 비끄러매고 싶은 곳을 만나면 고향으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

• 턱에도 살이 두두룩했다.

• 막막한 시간이 각진 얼굴을 둥글린 모양이다

• 불꽃은 갸름한 뱀 혀처럼 모든 것을 핥아 재로 바꿔 놓았다

• 머리털은 주인 떠난 까마귀 둥지였다

• 불퉁거렸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떤 새로운 표현이 나타날지 설렌다. 교수님의 맛난 표현을 꼭꼭 씹어서, 꼭 내 걸로 만들어야지!



백일 쓰기/ 열여덟째 날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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