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간 사수 또 사수

한 번쯤 읽고 싶은 책들

by 늦여름

어린 아기 엄마에겐 씻는 시간이 쉬는 시간입니다. 돌 전엔 정말 그랬고, 지금도 몇 없는 온전한 저를 위한 시간이지요.


씻고 나와 보고 싶은 유튜브 틀어두고 챱챱 크림을 바르고 머리를 위잉 말리면 힐링이 따로 없습니다.


외출 준비를 할 때면 유튜브를 틀고 했던 게 언제 인지부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전에는 라디오를 듣거나, 아마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기도 했고, 티비 앞에 앉아서 하기도 했고요.


시간을 찾아 헤매던 중 나는 어째서 하루 종일 그렇게 많은 시간을 영상을 볼 수 있는가 가만가만 따져보았죠.


재미도 재미인데 손쉽게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어요.


책 읽기도 그렇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어차피 영상도 눈으로 보는 것이고 책도 눈으로 보는 것인데 행위는 같지 않나?!


씻고 나와 화장품 바르고 머리 말리는 그 시간을 책 읽기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목표는 하루 5쪽을 일주일 중 5일 동안 읽기로 정했습니다.


읽고 싶었던 두꺼운 책 위주로요. 소설 같은 건 맘먹으면 하루 밤 사이에도 읽곤 했으니까 그런 거 말고 멋진 책이요.


제가 처음으로 고른 책은 김주환의 내면소통입니다. 3개월이 지나 이 책을 다 읽게 됩니다. 저는 1년은 걸릴 줄 알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동안 이렇게 두꺼운 학술서에 가까운 책을 너무나 등한시했기 때문이었고, 제가 선택한 방법이 부적절할 수도 있고, 제가 안 지키면 못 읽게 되는 것이니까요.


저는 여러모로 고심한끝에 화장대 앞에 독서대를 펼쳐두고 그 위에 책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냥 눈만 뜨고 쳐다보면 읽을 수 있게 세팅을 했죠.


책 가져와 펼치려면 벌써 안 하고 싶지 않나요? 스마트폰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데 말이죠.


그리고 하루 5쪽은 읽을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이것도 부담이면 하루 1쪽 하루 한 줄 이렇게 줄여서라도 하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론 하루에 5쪽 이상을 읽은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읽다 보면 내용이 궁금해져 저녁이 아니라 바쁜 오전에도 잠깐 더 읽고, 그냥 시간을 내서도 읽게 되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재밌다고 느껴야 하는 것이고, 습관이 잡히지 않은 일은 그 일을 하기까지 과정도 쉽고 재밌어야 하는 것이었어요.


루틴을 기록하며 스스로 되새기기도 했습니다. 하루 다섯 쪽이면 실제로 10분이면 다 읽습니다. 그것도 안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주간엔 하루에 나 자신을 위해 그 정도도 못 내나 그런 생각도 하며 스스로 다독이려 했습니다.


매우 매우 귀찮더라도 보고 나서 허무한 쇼츠 보기보단 궁금해하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는 것이 훨씬 저에게 좋다고 생각은 하니까요.


스스로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내가 원하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찾는 일이 이제 좀 재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없던 시간이 눈앞에 생겨나고 그 시간을 계획한 대로 보낸 결과가 몸으로 느껴지고 쌓여갔으니까요.


현재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있습니다. 이 방식이 저에게 정말 잘 맞다면 1년에 두꺼운 책 3권 내지 4권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0년이면 최대 40권 제가 더 노력한다면 50권은 읽게

된다면 저는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맞는 방법은 아닐 수 있지만 이렇게 나를 위한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은 누구에게나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주환, 내면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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