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하는 일을 하는데 투두리스트만으론 부족했어요. 저는 딱히 그걸 체크하는데 관심이 없달까요?
할 일을 주르륵 적고 나면 할걸 다 알게 되니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진짜 스스로가 참 한심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리하지 않게 계획을 적어도 이상하게 처리가 안되고 제자리걸음 아니 후퇴하는 기분이었어요.
전 이런 것도 사실 고민한다고 해결책이 나올 거라곤 생각 안 했어요. 그런데 제가 그간 글에서도 썼지만 약간의 노력과 고민이 큰 변화를 가져오더라고요.
흔히 말하는 운전할 때 핸들을 아주 살짝 비틀어도 경로가 달라지는 것처럼요.
저는 시간의 TPO를 정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해야 하는 일의 목록과 제가 쓸 수 있는 시간을 두고 매칭을 하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갑자기 남는 시간이 생겨도 이름표가 없어서 자꾸 편하고 즉각적으로 재밌는 일만 찾게 되더라고요. 그냥 잠이라도 자면 남는 일일 텐데 그렇지도 않고요.
저는 우선 출퇴근 길에 할만한 일들은 정해 놓았기 때문에, 자기 전과 주말의 시간이 주로 붕 뜬다고 느껴서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자기 전도 사실 매일매일이 달랐어요.
어떤 날은 제가 아이를 재우고, 어떤 날은 안 재우고, 재울 때는 빨리 잠들기도 하고, 늦게 잠들기도 해서 애 재우고 아무것도 못하거나, 뭐 같이 잠들어버리는 엔딩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자기 전에는 매일 안 해도 괜찮은 일을 넣으면 좋겠죠?
그런데 저는 자기 전에 스트레칭하는 게 너무 좋거든요. 매일 하면 좋을 일인데...
우선은 스트레칭을 하기로 하고 한 한 달 정도 저를 지켜봤습니다.
정말 하루도 하기 어려운 일주일도 있고, 매일매일 가능한 일주일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4번 이상 하자로 정하고, 정말 안 될 것 같은 날엔 그냥 아기랑 자러 가기 전 아기 옆에 두고 제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그동안에도 저렇게 했어도 됐는데 습관이 안되고 하기가 싫은 맘이 앞서니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네요.
겨우 5분, 10분만 내는 것인데도요.
겨우 5분, 10분이라고 말하지만 일상을 적극적으로 꾸려나간다는 게 참 품이 드는 일이에요.
마음의 여유와 자잘한 노력이 없다면 그 5분 조차도 너무나 어려운 일이란 걸 배웠습니다.
더 건강해졌다곤 할 수 없지만 좋은 습관을 들이고 있는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