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 삶을 위한 시간

내 시간의 가치

by 늦여름

과연 글쓰기가 내 삶을 바꾸고, 내게 시간을 만들어 줄까?


처음 브런치에 쓰기 시작했을 땐 저런 의문조차도 없었습니다.

뭔가 써야겠단 생각만 가득했고 알 수 없는 글쓰기 욕구, 어쩌면 어떤 배출 욕구였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해 저는 저 자신과 제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톺아보는 시간이 된 듯합니다.


저는 KTX로 통근한(하고 있는) 이야기를 썼고, 복직 후 긴 통근으로 버리는 시간이 아까워 그 시간을 잘 활용해 일상을 꾸려보자 했고, 그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면서 통근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가족과의 시간의 가치를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들이는 시간에 내가 들이는 노력이 정말 가치 있는 행동인가?


여러모로 올해 일적으로 그전 10년과는 상황이 달라지기도 했고, 앞으로의 비전도 제 기준 그다지 밝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장점이 있었고, 그 장점도 컸지만 제가 생각이 달라진 것인지 제 상황이 달라진 것인지 이제 먼 거리를 오갈 정도로 와서 무언갈 하는 것이 좋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결국 직장을 나오기로 했고, 프리랜서로 진짜 야생에 뛰어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당장은 전 육아에 힘을 더 쏟을 것이고, 그렇지만 제 일을 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출퇴근하면 쏟던 에너지를 다르게 옮겨 더 가치 있는 생활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복직한 엄마들이 관두는 유튜브 영상을 보며, 왜 일을 관둘까 정말 그래도 되나? 아이 때문에? 조금 더 참으면 그냥 되는 일 아닐까?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정년까지 다닐 거라고 생각했고, 정말 흔들림 없이 그냥 이런 일상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대학원 동기들이 프리랜서를 할 때에도 저는 직장생활이 좋았습니다.


저는 제가 그토록 원하던 "시간"을 이제 갖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물론 그 시간이 다시 노동으로 치환되고, 원치 않는 노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치환되기 십상이라는 점은 잘 압니다.


그래서 시간이 아깝지 않게 정말 내가 원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생활을 하며 지내보려고 합니다.


정말 새로운 방식의 삶을 시작하게 될 테고, 이 결정의 결과 제가 어디로 향할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제 결정의 일부는 글쓰기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를 포함해서 왜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이곳에 적어 내려 가는 데 시간을 쏟는지 크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의도한 방향과는 다르게 '시간'에 대한 글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라는 진부한 이야기가 사실이네요.


앞으로 제 새로운 일상과 새로운 감상에 대해서도 차분히 마주하며 글로 남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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