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대통령 제도가 채택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1889년 군주제가 끝나고 시작된 대통령 제도는 지금까지 10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브라질에선 역사적으로 딱 한번 의원 내각제를 도입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제도 대신 의원 내각제가 논의된 건 1963년이었습니다. 당시 브라질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좌우로 나뉜 정치적 분열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1961년부터 대통령을 맡은 주앙 굴라르 (Joao Goulart)는 토지 분배, 노동자 권리 강화, 핵심 산업 국유화를 외치며 개혁 의지를 밝혔고, 의회는 그의 정책이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했습니다.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던 의회는 의원 내각제를 생각해냈고, 1963년 1월 6일 국민 투표를 통해 의원 내각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려 했습니다.
당시 브라질에서 논의된 의원 내각제는 독일 모델을 기반으로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되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았고 당장 사회적 혼란을 끝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투표에선 80퍼센트가 넘는 국민들이 의원 내각제에 반대한다는 표를 던졌고, 브라질에선 대통령 제도가 이전처럼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국민 투표 이후 굴라르 대통령은 자신의 개혁 정책을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엘리트를 비롯한 보수 세력의 저항이 더욱 거세지며 브라질 사회는 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결국 이를 참지못한 군부가 1964년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군부 정권이 들어서며 1985년까지 나라를 통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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