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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Feb 16. 2019

남미 연합을 제안했던 아르헨티나


1953년 2월 16일,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은 칠레에 한 가지 흥미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바로 두 나라 간의 경제 연합을 만들 것을 제안한 건데요. 영토 분쟁으로 갈등을 겪은 두 나라 간의 과거는 뒤로하고, 협력을 통한 두 나라 간의 발전을 꾀했던 겁니다. 


단순히 외교적 레토릭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후안 페론이 꿈꿨던 그림은 생각보다 더 컸습니다. 그의 제안은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기반으로 남미 대륙 국가들을 통합해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히스패닉 아메리카 합중국 (Estados Unidos de Hispanoamérica)를 설립하는 것이었는데, 영국이 전 세계에 걸쳐 영연방을 만들었던 것처럼 히스패닉 국가들도 하나의 연합체를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후안 페론의 또 다른 목적은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을 견제하는 데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영향력이 남미 대륙에까지 확장하는 것을 우려했고, 이를 막기 위해 지역 연합 조직을 설립하길 원했습니다. 그는 먼저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를 중심으로 남미 연합을 구성한 다음,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을 차례로 초대해 자신의 꿈을 완성시키려 했습니다.   


물론 후안 페론의 계획은 현실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남미 대륙에서 지역 경제 블록화를 논의했던 최초의 역사적 사례가 됐습니다. 또 훗날 남미 주요 경제연합체인 메르코수르 (MERCOSUR)가 탄생하는데 첫 신호탄이 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일로 역사에 남아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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