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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Apr 18. 2022

멕시코 대통령의 '의족'이 미국 박물관에 전시된 이유


이전 "프랑스 제국은 왜 멕시코를 침략했을까?"와 "멕시코와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케이크 전쟁'" 글에서 프랑스와 멕시코 갈등을 다뤘다면, 오늘의 주제는 미국-멕시코 전쟁 중 벌어졌던 한 전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846년에 시작된 미국-멕시코 전쟁은 미국이 연거푸 승리를 거두며 멕시코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1846년 한 해 동안 총 21번에 전투가 있었는데, 미국은 무려 16번이나 승리하며 멕시코 군대를 크게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은 승리를 통해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주를 차례로 차지했음에도 멕시코 땅이 워낙 넓다 보니  타격을 못했습니다. 미국은 몬테레이 전투 (Battle of Monterrey) 통해 지금의 멕시코 북부 지역까지 진격했지만 멕시코의 중심 멕시코시티까지 가기엔 아직도 많은 땅과 수많은 전투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제임스 포크는 새로운 전략을 구상했습니다. 그는 멕시코의 빠른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선 함대를 보내 전략적 요충지였던 베라크루스를 먼저 공격하고 멕시코시티로 진격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했습니다. 또 베라크루스를 공격하는 작전이 성공한다면 멕시코 북쪽 전투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던 테일러 장군을 견제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그가 아끼던 윈필드 스캇 장군 (Winfield Scott)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베라크루스를 점령한 뒤 멕시코시티로 진격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미국-멕시코 전쟁의 주요 전투 (사진자료: Weapons and Warfare)


1847 3, 스캇 장군은 베라크루스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성공적으로 자신의 군대를 상륙시켰고 멕시코 시티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나아갔습니다. 그러던 4 18, 진격을 막기 위해 나타난 산타 아나 (Santa Ana) 멕시코 군대와 세로 고르도 (Cerro Gordo)에서 마주치며 운명의 전투를 치르게 됐습니다. 당시 산타 아나는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상태였지만 자신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병력을 데리고 세로 고르도 주변에서 미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군대 각각 12,000명이 참전하며 숫적으로 대등하게 치러진 일명 ‘세로 고르도 전투에서 멕시코 1,000 이상의 군인을 잃고 3,000명이 포로로 잡힌 반면, 미군은 63명이 죽고 368명이 부상당하며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참고로 멕시코-미국 전쟁에서 '세로 고르도 전투' 다른 전투들 보다 유명하게   산타 아나의 다리 때문이었습니다. "멕시코와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케이크 전쟁'" 글에서 산타 아나가 다리를 다친걸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후 그는 당시 금액으로 1,300 달러나 하는 비싼 돈을 주고 의족을 구입해 쓰고 있었다. 세로 고르도 전투 당시 멕시코 진영에서 잠시 의족을 벗은  점심을 먹고 있던 산타 아나는 미군 병사들이 빠르게 진격해오자 자신의 다리를 챙기는 것도 잊은  황급히 도망갔습니다. 결국 엉겁결에 주인을 잃은 의족은 일리노이 4연대 출신 병사들에 의해 승리 물품으로 챙겨졌고, 용감했던 일리노이 참전 용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일리노이 군사 박물관' 전시되었습니다. (멕시코의 반환 요구에도, 산타 아나의 의족은 아직까지 일리노이에 있다고 합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산타 아나의 의족 (사진 자료: WSJ)


스캇 장군은 세로 고르도 전투 이후 결정적 전투였던 차풀테펙 전투 (Battle of Chapultepec)마저 승리이끌며 멕시코시티까지 점령하는  공을 세웠습니다. 멕시코시티를 잃은 멕시코는  이상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1848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을 맺으며 전쟁을 끝냈습니다. 멕시코는 전쟁에서 패배한 대가로 텍사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뉴멕시코  원래 갖고 있던 영토의 절반이 넘는 땅을 미국에 넘겨주어야했고 북미 서부에서 누리던 자신들의 영향력을 완전히 잃게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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